[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삼성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대형 위기를 맞았다. 소속 선수들이 도박에 연루돼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리는 대구 시민야구장에 많은 관객이 몰려 응원 중이다. 사진/뉴시스
◇檢, 사안 파악 완료·수사 착수 유력
지난 15일 밤 TV조선은 삼성의 주요 소속 선수 3명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보도했다. 이 사안은 현재 검찰에서 파악한 상태로 본격적인 수사 착수가 유력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이후 마카오 카지노로 이동해서 수억원 대 도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은 "마카오 현지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는 조직폭력배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린 뒤 한국에 들어와 돈을 갚는 식으로, 검찰은 최근 해외 원정 도박 기업인과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들을 수사하면서 원정도박자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 구단 측은 <뉴스토마토>에게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간략한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간략한 입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질의한 모든 매체에 동일하다.
아직 확실한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조직폭력배들이 연루되고 거액의 돈이 도박으로 오간 사건에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만으로 야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팬들도 보도 직후부터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다가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처벌은 불가피하다. 해외 원정도박인 데다 조직폭력배가 연루됐고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 규모의 자금이 오갔다. 삼성 구단의 자체 징계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는 물론 실형도 결코 피할 수 없는 건이다.
류중일 삼성라이온즈 감독. 사진/삼성라이온즈
◇삼성라이온즈, 이번 위기 어떻게 풀고 KS를 준비할까
삼성은 전인미답의 행보를 걸어왔다. 정규시즌 5연패의 대위업을 이루고 한국시리즈도 우승해 향후 누구도 이루지 못할 '통합5연패'를 이루고자 준비했다.
두산·NC의 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대결을 벌이는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일은 26일이다. 오늘(16일)부터 열흘이 남았다. 이제 슬슬 막판 본격 준비를 해야 할 때다.
검찰로부터 혐의를 받고 있지만 사실이 아닐 확률도 있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로 삼성 선수단 분위기는 해외 원정 도박의 실제 여부를 떠나 심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멘탈스포츠'라고 불리기도 하는 야구다. 뒤숭숭한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만약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앞으로 더욱 심각한 결과가 기다린다.
나빠지는 선수단 분위기와 삼성 팬을 포함한 프로야구 팬들이 느낄 심한 상실감과 비난은 물론이다.
공식 경로로 연루 선수의 이름이 본격 거명될 경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들을 포함하기 어려워질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 네티즌을 통해 거명되는 선수는 삼성 구단 내에서 선발·중간·마무리 분야의 주요 투수다. 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수사 시작도 되지 않은 상태라 징계에 대한 논의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어 그는 "KS 엔트리 포함 여부는 삼성 소관"이라고 덧붙였다.
'통합5연패' 대기록을 앞둔 삼성. 사실이건 아니건 삼성이 과연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갈까. 사건의 진위 여부와 삼성의 대응에 국내 야구계·야구팬 모두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2014년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리는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경기를 이긴 삼성 선수단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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