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난민위기에 처한 유럽은 난민 수용으로 인해 정치적 분열과 재정 부담, 나아가 경제 침체까지 우려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난민 규모에 각국의 경제적 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시리아 난민들이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드는 비용이 첫해에만 1인당 2만3420파운드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성인 난민은 주거와 의료, 교육 등의 지원에 2만3420파운드의 비용이, 근로자의 경우에는 1만720파운드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부터 시리아, 리비아 등지에서 유럽으로 난민이 유입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달 세살배기 시리아 남자아이가 사망해 터키 해안가로 떠밀려 온 사건으로 사태의 심각성이 알려졌고 유럽 국가들은 난민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독일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은 솅겐 조약을 통해 국경 개방을 약속해 난민을 수용했으며 영국 역시 시리아 난민 2만명을 오는 2020년까지 5년 동안 직접 이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19일 크로아티아 역시 세르비아와 맞댄 국경 관문을 전격 재개방했다.
유럽 난민 위기로 정치적, 경제적 리스크는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 독일과 스웨덴은 가장 많은 규모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어 이탈리아, 그리스 등의 다른 회원국들이 강제 할당으로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해주길 바라고 있으나 근본적인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난민 수용으로 매년 유럽 내 난민 규모는 빠르게 늘어나 각국의 경제적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독일은 올해 난민 유입이 전년 대비 4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며 이에 대비해 60억 유로를 내년도 예산안에 추가 편성했다. 프랑스와 영국 역시 1억 유로와 1억 파운드를 각각 별도 지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인 터키의 경우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EU의 지원과 동시에 EU 가입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15~16일 EU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난민 문제 대책 회의에서 터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불법 이민자를 돌려보내는 등 당국과 합의를 이뤄냈다.
아울러 난민사태로 인해 유엔난민기구(UNHCR)는 파산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난민 규모로 UNHCR의 예산이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UNHCR의 예산은 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이 규모로는 피난처와 교육, 의료 서비스를 충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EU 주요국들이 최근 난민 입국을 통제하면서 '병목현상'이 현실화 되는 가운데 EU 회의를 통한 추가 할당에 대한 대책과 함께 공동기금 확립을 위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남쪽 국경으로 이동 중인 시리아 난민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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