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절대 강자가 없는 국내 대형 SUV 시장을 노리고 나섰다. 입지가 굳건하던
기아차(000270) 모하비가 유로6 모델 대응을 위해 잠시 생산 중단에 들어간 틈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은 기아차 모하비가 주도해왔다. 최근까지 지속되던 높은 디젤 SUV 인기를 등에 업은 모하비는 생산 중단 전인 7월까지 월 평균 10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패권을 쥐고있던 모하비가 잠정 휴식에 들어가자 경쟁사들이 저마다 신형 라인업을 선보며 시장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폭스바겐그룹 디젤 게이트 파문은 대형 가솔린 SUV 인기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현대차(005380) 맥스크루즈는 모하비 생산 중단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에 1101대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월 평균 530여대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월 판매 1000대를 돌파한 것도 지난해 3월 1084대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특히 지난달 신형 모델 '더 뉴 맥스크루즈'를 출시한 만큼 향후 상승세 역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디젤 라인업의 일부 타격이 예상되지만 가솔린 모델도 갖추고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3일 출시된 현대차 '더 뉴 맥스크루즈'. 사진/현대차
수입차들도 시의적절하게 대형 가솔린 SUV들을 잇달아 출시했다.
포드는 지난달 주력 대형 SUV 익스플로러의 부분 변경 모델 '뉴 익스플로러'를 선보였다. 개선된 2.3리터 에코부스트 엔진 최초 탑재와 새로워진 디자인으로 수입 대형 SUV 강자의 면모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익스플로러는 지난달 349대(2.3모델)가 팔리며 전체 수입 가솔린 차량 중 메르세데스-벤츠 C200(502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10위권 내 대형 SUV로는 유일하다. 올해 누적 판매 역시 지난달까지 2875대로, 전체 7883대를 판매한 포드코리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혼다도 21일 6년여만에 대형 SUV '올 뉴 파일럿'을 출시하며 익스플로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형 파일럿에 대한 초반 분위기는 호의적이다. 지난달 21일 사전계약 돌입 후 한 달만에 100대를 돌파했다. 지금 계약하면 3~5개월 가량 대기해야 할 만큼 기대를 뛰어넘는 호응을 얻고있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대표는 "현재 본사에 추가 물량을 요청한 상태며 물량만 확보된다면 연간 500~600대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모하비가 내년 초까지 생산되지 않는데다 가을 캠핑철을 맞아 증가한 시장 수요와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인한 가솔린 차량 인기 상승 등 각 사별 대형 가솔린 SUV 수요 증가를 위한 기반은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수입 대형 SUV 강자 입지 굳히기에 들어간 포드 '더 뉴 익스플로러'(왼쪽)와 21일 6년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며 익스플로러에 도전장을 내민 혼다 '올 뉴 파일럿'(오른쪽).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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