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전문가 예상을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아이폰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인기가 실적 호조에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수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향후 전망에 대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이폰 인기 여전하지만 기대보단 판매량 부진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애플은 2015년회계연도 4분기(7~9월) 순이익이 111억2000만달러(주당 1.9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 1.88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이 기간 매출은 51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고 전문가 예상치였던 511억1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실적 호조의 1등 공신은 이번에도 아이폰이었다. 애플은 이 기간 4804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인 3927만대보다 36% 증가한 것이다. 다만 4870만대를 기대했던 전문가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중국 내 아이폰 매출이 늘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애플은 "중국의 매출 부진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99% 증가한 12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맥북은 570만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올랐고 전문가 예상치 560만대도 웃돌았다. 반면 아이패드는 988만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고 전문가 예상치 1020만대에 못 미쳤다.
이번에도 애플워치의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애플워치는 애플TV, 아이팟, 비츠 액세서리 등과 묶여 '기타제품' 항목으로 공개됐는데 기타 제품 매출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30억4000만달러를 나타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회계연도 2015년은 애플에 있어서 가장 성공적인 한 해 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중국 시장 둔화 및 스마트폰시장 포화로 향후 전망 ‘분분’
이와 함께 애플은 다음 분기 매출 전망치를 시장 예상치 771만7000달러보다 다소 낮은 755만달러~775만달러로 제시했다.
물론 2015년 회계연도가 어느때보다 훌륭했다는 것에 이견은 없으나, 2016년 회계연도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실적이 발표된 이후 시간 외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잠시 2% 가량 상승하나 싶더니 다시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애플의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뚜렷한 둔화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회계연도에서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은 1분기 30%에서 2분기 27.2%로 줄어들었고 3분기에는 33%로 증가하긴 했으나 다시 4분기에 22.3%로 줄어들었다.
아이폰 매출 성장률 역시 46%에서 40%로 줄었고, 이 후에 35%에서 다시 36%로 하락 후 정체 구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의존도가 매우 큰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어 향후 애플의 매출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선임 전략가는 “애플은 지난 12월간 30%나 성장했고 향후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 성장을 보이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고가폰의 경우에는 휴대폰 교체 사이클이 더욱 짧은 만큼, 앞으로 전망이 어둡다는 것이다.
콜린 길리스 BGV파이낸셜 전략가는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현재 점유율을 높이며 훌륭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아이폰 의존도가 큰 점은 투자자들을 우려시키는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콜린 길리스를 포함한 다른 BGC 파이낸셜 전략가들은 애플이 다음 분기에 5100만대의 아이폰을 팔고 12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팔고 480만대의 맥북을 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증가한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이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42.3%에서 43.3%로 올랐다. 또한 낙관론자들은 애플뮤직과 애플페이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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