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위기로 치닫는 부동산 시장
2015-11-16 08:00:00 2015-11-16 08:00:00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
2008년 8월 부동산버블로 미국경제가 요동을 치더니 이어서 유럽 PIGs사태가 다시 세계경제를 디플레이션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한국경제의 대동맥인 수출전선에 이상을 가져왔다. 이 와중에 1990년부터 2010년 까지 연 10~15%대의 성장을 구가해오던 중국의 경제성장률마저 2011년부터 5년간 연속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6%대의 경제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 수출 전선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은 전형적인 수출형 산업국가로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한국의 국가별 수출비중을 보면 중국 25.4%, 아시아 국가 27.5%, 미국 12.3% EU 9% 기타국가 25.5%이다. 한국수출비중의 53%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아시아 국가의 경제상황변동이 한국수출과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예고, 아베노믹스와 EU의 저금리, 양적완화정책, 중국의 부동산 버블논란과 주식붕괴로 인한 경제위기논란 등 한국경제의 외부 환경이 상당히 안 좋게 펼쳐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12월이나 내년 초에 시행되면 중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축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이는 곧 우리경제에 하방압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활황으로 펼쳐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2014년에는 2006년 이후 9년 만에 최대의 주택거래량인 100만건을 돌파했고 올해도 110만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청약 열기도 이어져 올 신규분양물량이 50만건에 달하면서 200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가 호황도 아니고 주택구매 핵심연령층이 증가한 것도 아닌데 경제상황과 거꾸로 부동산시장 호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주택분양물량이 약 17만3000가구로 최저치를 기록할 때도 집은 모자라지 않았고, 부동산 가격은 하향안정화, 조정국면이었다. 경제의 수요 공급원리가 틀린 것일까?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것은 바로 정부의 전매제한완화, LTV 및 DTI완화, 청약제도 개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전세보증금 대출 80% 등의 인위적 부동산 정책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정상화 정책을 넘어 부동산 투기화 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많다. 가계빚을 담보로 투기적 청약제도 정책으로 이루어진 왜곡된 시장의 모습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고, 지난 7월에는 사상최대의 가계부채액과 증가율에 위기를 느낀 정부가 역대 처음으로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계부채종합관리방안'을 내놓았다. 현 부동산 시장상황에 대해 관계기관 모두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결과물인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며, 이 신호를 잘 판단해야 실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부가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시장은 2~3년 내에 다시 한 번 큰 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시장상황을 잘 분석하면서 위기를 잘 넘겨야 하는 지혜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가 다가오고 있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합한 말이다. 모두가 기회를 맞이하며 위기를 넘기길 바랄 뿐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