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행보가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원화는 걸음마에 머물고 있다. 최근 중국과 정상회담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상하이에 원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절차상의 이유로 내년 하반기에나 실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오는 30일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사회에서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 안건이 논의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위안화의 SDR편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실제로 스탠다드차타드, 골드만삭스 등 해외 주요 금융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이달말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내다봤다. 비중은 약 14~16%로 예상했으며 중앙은행들의 외화자산 다변화로 위안화 수요가 늘어나면 전세계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비중은 올해 2%에서 2020년 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SDR은 IMF 가맹국의 국제수지가 악화됐을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다. SDR 구성 통화는 달러, 유로, 엔, 파운드로 구성돼있다.
SDR 구성 통화는 매 5년마다 집행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결정되는데 최근 결정 시기는 2010년 11월로 2011년 1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중국은 이번 이사회에서 SDR에 편입하기 위해 위안화 국제화에 힘을 쏟았다. 실제로 2012년만해도 국제결제통화 비중에서 0.3%에 불과했던 위안화 비중은 올 8월 2.79%까지 급증해 엔화 2.76%를 제치고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결정한 원화와 위안화 직거래시장 개설이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한걸음 다가서는데 적잖은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중국외환거래센터에서는 미달러, 유로 등 국제화된 통화와 말련 링깃 등 아시아지역 통화 총 13개 통화와 위안화가 직거래 되고 있다"며 "위안화와 직거래가 가능한 통화를 확대하는 것이 국제화의 핵심적인 과제인 만큼 원화 직거래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앞서가는 중국에 비해 한국의 원화 국제화는 걸음마 수준에 그친다. 내년에 상하이에 원·위안화 직거래시장 설치를 합의하면서 추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갈길은 멀다.
정부 관계자는 "합의는 했지만 법개정 등이 필요하고, 상하이에서 철저한 실험과 검증 등 원화 국제화를 위한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며 "상하이 시장은 일러야 내년 중반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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