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춘추시대…온라인 경쟁 과열
과도한 가격경쟁 할인율 '46%'
"중소·중견 면세점 보호" 지적
2015-12-21 16:00:00 2015-12-21 16:00:00
신규 면세점 참여로 춘추시대를 맞이한 면세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온라인으로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다수지만 지방·중소·중견 면세점 입장에서는 그나마 지키던 시장도 대기업에 뺏기고 있다는 아우성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인터넷면세점들은 저마다 적립금과 쿠폰혜택을 쏟아내는 등 할인율 경쟁이 점차 가속화되는 추세다.
 
한 중소·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이 면세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인터넷면세점에 대한 과다한 할인경쟁으로 시장이 흐려지고 있다"며 "일부 면세점은 할인율을 최대 46%에 달할 정도로 과열됐는데, 내국인 고객이 대부분인 중소·중견 면세점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고 지적했다.
 
현재 대기업의 인터넷면세점들은 인터넷 고객 유입을 위해 제품 구매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과 쿠폰 등을 매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인터넷면세점에서는 이 같은 적립금을 활용하면 판매가격 대비 40%에 육박하는 할인율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른바 '갈색병'으로 불리는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 II(100ml)'의 면세점 판매가격은 173달러로 21일 환율 1178.9원을 적용하면 20만3950원이다. 멤버십 할인을 비롯해 각종 적립금을 활용해 2병을 구입할 경우 최초 40만7900원이었던 제품가격이 사실상 14만원 이상(37.1%) 할인돼 1병당 12만8230원 꼴로 구입할 수 있었다.
 
일부 지방·중소·중견 면세점도 인터넷면세점을 운영 중이지만 상품구성이 열악해 구색갖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이 같은 할인경쟁에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중소·중견 면세점의 시장성은 점점 열악해지고 있는데 대기업 인터넷면세점의 과다한 할인경쟁으로 고사직전의 처지에 놓였다"며 "국내시장도 골목상권을 보호하듯 공정거래위원회나 국회 등에서 나서서 '공정한 할인율' 기준을 제안하는 등 어려운 중소·중견 면세점을 배려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인터넷면세점의 과열 경쟁으로 지방·중소·중견 면세점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인터넷면세점을 운영하기에도 여러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할인경쟁에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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