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감산 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공급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산유량 감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에서 한 직원이 정유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송유관기업 트랜스네프트(Transneft)는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타 OPEC 산유국과 생산량 감축에 대해 논의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OPEC 국가와의 감산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비 OPEC 국가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시장 점유율 문제로 산유량 감축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저유가로 인해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의 재정난이 극심해지면서 감산을 주장한 것이다.
로이터는 OPEC 쪽에서도 구체적인 행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압달라 살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유가 회복에 동참하기 위해 각국에 호출했다”며 “감산은 OPEC국과 비 OPEC국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소식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틀간(26~27일) 6.5% 올랐다. 감산으로 공급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감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쿠웨이트 석유기업 KPC(Kuwait Petroleum Corp)는 “시장 점유율이 걸려있는 한 산유국들은 지금처럼 서로 눈치만 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1998~1999년 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추락했을 당시 사우디를 포함한 산유국들은 수개월 동안 원유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대부분 비밀리에 에너지 외교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감산 단행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공식적으로 산유량 감축 논의 필요성에 유연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실질적인 감산과 유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적극성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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