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핀테크업체 기술착취 '논란'
은행들 영세업체 기술베끼기 등 '횡포'…"불이익 두려워 항변도 못해"
2016-02-01 06:00:00 2016-02-01 08:44:13
 
금융·산업권에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앞서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어온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은 보유 기술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 등 금융사들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핀테크 업체들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31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4대 주요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10여 곳 이상의 핀테크 기업들과 업무제휴를 맺었으나, 핵심기술인 비대면 실명확인 기술 개발 등은 계열사나 기존에 계약 관계에 있던 시스템 구축(SI)업체들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소업체들은 은행들이 자신들 기술을 베껴 계열사나 기존 계약업체들과 비슷한 금융서비스를 내놓는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이 중소 핀테크 기업과 특허 분쟁에 휘말렸다.
 
이미 2014년 7월 신분증 사진 전송과 영상통화를 핵심으로 하는 '원격 계좌 개설 시스템' 특허를 등록한 핀테크업체 토마토파트너가 신한은행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출시에 앞서 지난해 6월 이 회사가 개발한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 계열사별 적용방안을 논의했지만, 최종적으로 개발 자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보안솔루션 기술 도용 논란으로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소기업도 있다. 이 회사는 카드번호나 비밀정보 등에 대한 이중보안 장치 기술을 도용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이며, 은행측은 기술 설명을 서로 주고받은 것이지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형 금융사과 소송을 하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데다 금융권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는 "법률자문을 해보면 중소기업들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금융사와 협력을 할 때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유출될 우려를 많이 한다"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관련 이익단체들이 나서서 금융협회나 금융당국 등과 같이 협의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용·김동훈 기자 yong@etomato.com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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