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낮은 강남 재건축…수도권 대출 규제 직격탄
거래 끊기고 가격도 하락…"상승 기대 낮아 약세 지속"
2016-02-16 14:54:00 2016-02-16 17:08:38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전세가율이 80%를 웃도는 일반 아파트와 달리 전세가율이 낮아 투자부담이 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말 이후 매수세가 뚝 끊기더니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강남구 개포주공 1~4단지의 매매 거래는 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건) 거래량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이달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2월에는 전달보다 많은 77건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고 있다.
 
설 연휴가 지났지만 매수세는 여전히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급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어 추가 가격 하락까지 예상된다.
 
강남구 개포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매수세가 줄더니 최근에는 급매물도 거래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설 이후 다소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거래가 끊기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거래가 끊기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동구가 0.28% 떨어지며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강남구(-0.23%), 중구(-0.16%), 서초구(-0.12%), 송파구(-0.05%) 등의 순으로 가격이 많이 떨어지는 등 재건축 단지가 즐비한 강남4구에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은 이달부터 시행된 대출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투자 수요가 많아 대출 의존도가 높은데 이번 규제로 대출 총액이 다소 줄고,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진입을 꺼리고 있다"며 "일반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해 전세를 끼고 소액 투자가 가능하지만 주거여건이 불편한 강남 재건축 단지는 전세가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대출 의존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9.5㎡의 경우 매매가격은 8억8000만원 수준이지만 전세가격은 1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17% 수준이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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