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가는 코스피가 지난 주부터 안도랠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반등 국면은 곧 마무리될 것으로 판단했다. 추세 전환을 확신할 만한 펀더멘털 근거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기술적 반등이 속도를 늦추는 가운데 당분간 업종별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0.13%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큰 변화가 없는 선(0.05포인트 하락)에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0.38% 상승했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67% 내린 배럴당 29.64달러로 장을 마쳤다.
현대증권-환율 변화, 섹터별 투자 매력 바꾸는 변수
최근 지수 하락과 반등 과정에서의 특징은 섹터별 주가 차별화 흐름이다. 시장 리스크가 설연휴 이후 빠른 속도로 국내 증시에 반영되면서 고밸류 섹터에 부담이 커진 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는 반격의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환율 변화는 섹터별 투자 매력을 바꾸는 큰 변수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원화 강세와 중국 내수성장 수혜로 상승 궤적을 그린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저성장, 저유가,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주가 부진이 지속된
대림산업(000210)의 주가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율의 긍정적 영향이 가격 측면의 경쟁력 회복을 넘어 구조적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때 주가가 레벨업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매크로는 아직도 불안하고, 기업의 이익 회복 기대가 현실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세부 대응은 저PBR주와 고PBR주의 선별적 종목 접근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저PBR주에서 이익 모멘텀이 유효한 종목, 그리고 고PBR주에서도 모멘텀이 유효한 1등주로의 선별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신증권-외국인과 환율의 불편한 동거
외국인의 추세적인 순매수를 기대하기에는 글로벌 펀더멘털 모멘텀이 견고하지 못하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매도 규모 축소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의 중요 변수였다는 점도 추세적인 변화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과거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는 2~5주에 그쳤고, 글로벌 펀드플로우를 보면 신흥국에서 글로벌 유동성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부분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가격메리트, 환율 효과에 기댄 외국인 순매수이다. 지난주 외국인의 자동차·부품 순매수는 환율효과에 따른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수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코스피 1900선 이상에서 기관 순매수는 주춤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는 외국인·기관의 매매 공방에 따른 업종별 키 맞추기 장세가 예상된다. 외국인·기관 수급과 가격메리트, 환율효과를 고려한 유망업종에는 에너지, 화학, 자동차·부품, 미디어가 있다. 앞으로는 확실한 업종·종목 중심의 슬림화 전략이 필요하다.
NH투자증권-외국인의 복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패턴이다. 지난해 8월 코스피의 반등을 이끌었던건 연기금을 필두로 한 기관이다. 당시 외국인의 현물 매매는 매도우위였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는 달랐다. 당시 외국인은 7월말부터 선물 시장에서 매수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10월까지 꾸준히 순매수를 유지하면서 국내 기관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도한 바 있다. 지금의 상황도 그 때와 유사하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1월 하순부터 매수세를 강화하기 시작해 지난주까지 누적 순매수 규모가 3만3292계약에 달하고 있다. 물론 섣불리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는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출업종에 대한 관심 확대는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자료/NH투자증권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