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근 3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주전들의 연이은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팀을 이끌던 주축들이 대거 전력에서 사라지며 올 시즌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달 29일 조상우가 오른 팔꿈치 주두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연습경기에 등판한 조상우는 공 5개를 던진 뒤 통증을 호소하며 강판됐다. 이후 귀국해 정밀 검사를 받았고 부상이란 결과를 받아들었다. 아직 정확한 재활 방법과 예상 회복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상우의 부상 소식을 들은 염경엽 넥센 감독은 "1년간 푹 쉬게 하겠다"며 올해 무리하게 기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이다.
조상우는 최근 2년간 넥센 마운드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중심을 잡으며 70경기 8승 5패 5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2014년에도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로 활약했다. 묵직한 직구와 회심의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의 혼을 뺐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 시즌 93.1이닝을 던진 뒤 포스트시즌까지 소화하면서 몸에 탈이 나고 말았다. 올해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이젠 언제 공을 던질지 알 수 없다.
가뜩이나 주전들의 부상으로 고심하던 넥센은 조상우의 이탈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지난해 12월 넥센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를 책임진 한현희를 잃었다. 이전부터 팔꿈치가 안 좋았던 한현희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올 시즌을 마감했다. 한현희는 2012년 입단해 4년간 12승 6패 3세이브 6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14년까지 불펜으로 뛰었던 한현희는 지난해 선발로 변신해 한 축을 담당했으나 50이닝 가까이 늘어난 이닝 수를 견디지 못했다.
졸지에 주전 투수 둘을 잃은 넥센이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그간 팀 부동의 4번 타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건너갔고 1선발로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며 통산 58승을 책임진 앤디 밴 헤켄(세이부 라이온스)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 클린업트리오 한 축을 담당한 유한준(kt 위즈)과 '특급 마무리'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은 지난해 말 각각 kt, 롯데와 4년간 총 60억원에 자유계약(FA)을 체결했다. 이쯤 되면 뛸 선수가 없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패한 넥센은 2014년엔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두산에 다시 지긴 했으나 준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지난해 서건창과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탈이라는 변수에도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하며 끈끈한 조직력을 뽐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전력 손실이 너무 두드러진다. 2년 만에 1선발과 클린업트리오, 불펜 필승조, 마무리를 잃었다. 공백을 메우기엔 너무 커 보인다. 성적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넥센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대체 자원들이 예상치 못한 활약을 해주길 바랄 수밖에 없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조상우가 지난해 10월 1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전에서 9회초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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