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매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올해에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현재의 원자재 시장 침체를 기회로 삼아 해외자원을 확보하고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지금이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의 적기'라는 보고서를 펴내고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이 올해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1%로 2014년(3.4%)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1.8%에서 2.0%로 상승한 반면, 개발도상국은 4.6%에서 4.0%로 떨어졌다.
개발도상국의 성장률 둔화는 원자재 수요를 감소시켜 세계 원자재 시장의 초과 공급을 불러왔고, 원자재 기업의 재무상태도 악화돼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세계 원자재 소비시장에서 비중이 큰 중국의 성장률 하락세가 원자재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국제유가(WTI)와 천연가스 가격은 2월 기준 현재 각각 배럴당 29.1달러, 100만 BTU(영국열량단위)당 1.94달러로 2011년 초 대비 약 70% 하락했다. 주요 금속 원자재인 알루미늄과 구리도 같은 기간 약 40%∼55% 정도 떨어졌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세계 원자재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0~2010년 초반까지 약 10%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하반기 이후 적자로 전환했다"며 "원자재의 가격 하락은 원자재 기업의 재무상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구(IMF)의 원자재 가격 전망치를 적용하면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이 올해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하기 전에 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원유, 가스 등 에너지 분야와 6대 주요 광물과 같은 금속원자재에 대한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약 95%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며 "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원자재 시장침체를 기회로 해외자원 확보 및 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오 연구원은 "최근 세계 원자재 시장 변화에 대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 원자재 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원자재 기업의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체계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화 유입분을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지금이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의 적기 '라는 보고서를 펴내고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이 올해 저점 을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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