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비약적 성장을 거듭해 온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했다. 시장 포화로 규모 확대가 더뎌진 반면 저가를 앞세운 로컬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됐다. 이에 업체들은 오프라인으로 다시 눈을 돌리는 등 유통망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14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 증가에 그쳤다.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마저 축소되며 시장은 활기를 잃었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3.5%대로 내다봤다. 설 연휴 기간 휴대폰 공장 휴무와 아이폰 수요 감소 등으로 연초 성장세 또한 크게 둔화됐다. 더 이상 폭발적 수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나마 VoLTE 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이들은 분석했다.
레이쥔 샤오미 CEO 겸 창업자가 지난달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미5'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에 업체들은 유통망을 다시 점검하는 등 생존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넘쳐나는 경쟁자로 온라인 채널의 수익성은 거의 사라진 반면 중소도시·농촌 등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힘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중국에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 스마트폰은 1900만대로 전기 대비 22.6% 감소했다. 오프라인 유통점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톱5에 오른 '오포(Oppo)'와 '비보(Vivo)'다. 중국 IT 컨설팅기관인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오포와 비보는 화웨이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TV 예능 프로그램 협찬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 외에 중소도시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억대에 달했던 화웨이도 이익 증가율이 49%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오프라인 유통망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올해 안에 중국 1000여개 현에 자사 스마트폰 전문판매점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판매를 주도했던 샤오미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되던 '샤오미의 집'의 서비스를 일반 소매점 수준으로 변화시키는 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중국 IT 시장조사기관 시노맥스의 순치 부사장은 "향후 스마트폰 유통채널은 전문화·표준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불균등, 재고처리 문제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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