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이 지지 거두면 정치 물러나겠다"
정치 인생 승부수…'은퇴 발언'에 시민들 '안 된다' 호소
2016-04-08 15:45:50 2016-04-08 21:00:18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충장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는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늦어서 죄송하다. 그리고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며 “여러분의 분이 풀릴 때까지 제 얼굴을 맞대고, 호되게 꾸짖어 달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어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에 대해 여러분들은 그런 정치인들에 대한 강한 교체 의지를 갖고 계실 것"이라며 더민주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광주를 비롯한 호남의 반문(문재인) 정서에 대해서도 "저의 모든 과오를 짊어지겠다"면서 "그러나 한 가지, 제가 가져갈 수 없는 짐이 있다. 저에게 덧씌워진 '호남 홀대', '호남 차별'이라는 오해는 부디 거두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충장로 거리에서 문 전 대표의 인기는 뜨거웠다. 그를 보기 위해 기다렸던 시민들 중 일부는 '문재인 사랑해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고, '문재인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준비한 시민들도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시민은 "우리 문재인 대표님 보러왔다"며 말했고, 한 젊은 여성은 '다음 대통령은 문재인 할아버지'라는 글귀가 쓰여진 부채를 들고 서 있기도 했다. 문 전 대표가 등장하자 일부 시민들은 그에게 꽃다발을 안겨줬다.
 
이들은 문 전 대표가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둔다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발언을 할 때도 "안 된다", "힘내세요"라며 응원했다. 충장로에서 만난 한 시민은 "20~40대에 상당히 많은 (문 전 대표) 지지자가 있다"며 "광주에서 반문 정서가 있다고 하는데 이해를 못하겠다. 보수 언론이 만들어낸 허상"이라고 말했다.
 
광주=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8일 광주 충장로에서 시민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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