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격랑 휩싸인 여권, 박 대통령 레임덕 막기 고심
새누리 김무성 대표는 사퇴…비대위로 전당대위 준비 예상
2016-04-14 17:29:48 2016-04-14 17:54:48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10개월 남은 가운데 청와대는 총선 패배의 파장을 수습하기 위한 방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지도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새누리당은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 보인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사과를 한다거나 '국민이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기 보다 한발 물러선 입장에서 평론을 하는 듯한 태도였다.
 
그러나 이번 총선 패배로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여당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하는 경제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는 요원해졌고, 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도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그동안의 스타일을 버리고 변화된 국정 운영 방식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비박계도 포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화합의 정신을 발휘하며 정국을 끌고 나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가 분위기를 바꾸고 국정 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인적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현기환 정무수석이 사의를 표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청와대와 국회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정무라인의 교체가 불가피해 보인다. 신동철 정무비서관은 총선 직전인 지난 12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더 초상집이다. 김무성 대표와 김태호 최고위원,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선거 참패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선거를 위해 노력해 주신 당원과 국민께 감사드리고,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총선 전 이미 김 대표는 '총선 후 사퇴'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처럼 패배의 책임을 지고 쫓겨나듯 물러나는 것을 뜻한 것은 아니었다.
 
지도부가 사실상 해체됨에 따라 새누리당은 당분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당초 7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를 통해 총선 패배의 후유증을 빠르게 수습해야 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문제는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 참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향후 당권을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혈투가 벌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친박계에서는 최경환 의원의 당권 도전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곧바로 대권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친박계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보장하기 위한 구상으로 풀이된다.
 
비박계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측근들이 모두 낙선하면서 복당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친박계 내에서는 유 의원만큼은 복당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높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20대 총선 다음날인 14일 서울 세종로에서 바라본 청와대의 모습. 안개에 덮여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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