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보험사기에 대한 유혹은 더욱 커진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한탕주의 보험범죄'가 늘었고, 보험범죄 수법도 날로 지능화·조직화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험 범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보험범죄는 사전 예방이 훨씬 효과적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단속반이 조직되면서 초강도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 보험범죄만 줄여도 서민경제 산다
보험범죄가 늘면 혜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 혜택을 받지 못한다. 보험료도 올라 결국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ㆍ경찰ㆍ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민관합동 기구가 꾸려진 것도 해를 거듭할수록 보험범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781억원이었던 보험범죄는 2007년 2045억원, 2008년 2549억원 등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는 이보다 훨씬 많다. 지난해 보험사기로 인한 누수보험금은 약 1조5000억원, 질병 등의 사전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누수보험료는 약 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매년 1조9000억원이 새고 있는 것이다. 실제 발생하는 보험사기 중 13% 정도만 당국이나 보험회사에 적발되는 셈이다.
◇ 생계형-조직형 범죄 '기승'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서 보험사기가 급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보험사기 혐의자는 2만28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나 증가했다.
사기 금액으로는 33.6%가 늘었다. 특히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은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에 종사 중인 사람이 68.4%나 급증해 전체 사기 혐의자의 30.1%를 차지했다.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청소년 범행은 최근 들어 학교 선후배 등 조직적으로 계획하는 일이 많아졌다.
10대 적발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57.1%나 늘었고 20대도 64.3% 증가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보험범죄에 참가할 공범을 모집하는 조직 범죄단까지 등장할 정도다.
◇ 처벌보다 '불감증'이 더 무서워
보험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직업과 연령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도 교통사고 이후 망치로 자동차를 더 부수거나 일부러 병원에 오래 입원해 보험금을 늘리는 ‘나이롱 환자’들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보험사기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은 비단 보험범죄자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보험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낮게 부과되는 형량도 문제다. 현재 보험범죄가 형법 347조에 의한 사기죄로만 다루어지다 보니 형량이 너무 약하고 대부분 집행유예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병우 금감원 보험조사실 부국장은 "보험사기로 인해 보험금이 새 나갈 때 결국 그 부담은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이 떠안게 된다"며 "보험사기는 정부 당국이나 보험회사만 나서서 될 일이 아니며 모든 국민들이 동참해야 근절될 수 있는 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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