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더블딥에 빠진 '강만수 vs. 윤증현'
강 "더블딥 피할 수 없어" vs. 윤 "가능성 없다"
증가세 유지가 관건..컨트롤타워 한 목소리 내야
2009-10-13 18:57:49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로 희망에 부풀던 한국경제가 '더블딥(경기상승후 하강)' 우려로 휘청거리고 있다.
  
국내외에서 출구전략 도입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 또 다시 불거진 더블딥 우려가 경기회복세에 또 다른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 엄청난 시그널을 주는 두명의 경제수장이 서로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어 우리경제의 콘트롤 타워가 아직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쪽은 "더블딥은 불가피하다"고 예측했지만 다른 한쪽은 "성장세가 완만히 지속돼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은 적다"며 다른 의견을 내놨다.
 
◇ 강만수 "더블딥은 피할 수 없다"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경제정책위원회 조찬강연에서 '더블딥' 우려를 제기했다.
 
강 특보는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를 인용하며 "출구전략을 쓰면 재정이 어려워져서 디플레이션이 되고, 정치적 압력 때문에 출구전략을 안 쓰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며 "출구전략과 관계없이 더블딥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위기가 극복되더라도 우리경제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불황이 이후 2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윤증현 "더블딥, 가능성 없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강 특보의 발언과 관련해 더블딥 가능성을 묻는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의 질의에 "일부 우려의 목소기가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일축했다.
 
윤 장관은 "국내외 전문가들도 더블딥을 우려하는 의견과 더블딥이 없이 완만한 성장 쪽과 완만한 성장세를 전망하는 의견이 양분돼 있다"며 "더블딥을 우려하는 쪽과 완만한 성장세를 전망하는 쪽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완만한 성장을 전망하는 쪽이 대다수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김효석 의원의 "(콘트롤 타워인) 현 정부 초대장관을 지낸 강 특보와 윤 장관관 코드가 맞지 않는 것이냐"는 질의에는 "(강 특보가) 좀 더 조심스럽고 정교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뜻을 보였다고 이해한다"고 답변했다.
 
◇ 국내외 더블딥 우려 여전
 
더블딥에 대한 우려는 두명의 콘트롤 타워만의 간극이 아니라 국내외 전반에 걸쳐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최근 세계 경제를 전망하며 "글로벌 경기회복세는 전세계적인 재고조정 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 각 국정부의 경기부양 조치의 강도가 줄어들어 더블딥이 실질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비관자로 '닥터 둠'이란 예명을 가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 교수도 얼마전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 너무 빠른 증시 회복세를 경고하며 "세계 경제시장 회복은 브이(V, 급작스런 회복)자가 아닌 유(U, 완만한 회복)자로 확인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1분기중 일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버클리) 석좌교수도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한계에 달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며 "미국경제와 유사한 한국도 내년 하반기 이후 더블딥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민간연구소에서도 기저효과로 하반기부터 어려움이 예상되는 한국의 내년 경제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경기부양책이 더 이상 효과를 보지못할 것이고 민간부문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기불안 등 해외악재가 겹치면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 더블딥 오나..안오나
 
경제위기 후 우리경제의 잠재적 성장능력은 이전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선진국의 주택, 소비 등의 부실한 경제상황이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 또한 사실이다.
 
가까스로 회복된 경기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가 이후 추진될 가장 중요한 정책방향임은 분명하다.
 
우리 경제의 콘트롤 타워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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