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에너지 강국이 진정한 강국이라는 말이 있다. 한정된 자원, 특히 제2의 현금이라 불리는 석유를 가진 국가가 미래를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원을 둘러싼 국가간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극에 달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토마토TV는 총 3편에 걸쳐 자원개발이 국내증시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명암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최근 국내증시에서 자원개발 열풍이 다시 일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가격이 급등세를 타고 정부의 정책 역시 이들 자원개발 관련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원개발은 투자한 광구에서 석유만 발견된다면 당장 가시적인 성과물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탄탄할 수밖에 없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9일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당초 올해 석유개발사업을 위한 정부 지원금은 3조7000억원. 그러나 올 6월 석유기업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추가 예산 4조7500억원이 지원되면서 자원 관련 정부 지원금은 총 8조45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만큼 자원개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 미래 에너지 비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자원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승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로 자원가격이 하락했을 때 중국의 자원개발이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에너지 소비율 9위인 우리나라도 안보 차원에서 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 비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라크 바지안 광구 실효성 있나?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라크 바지안 광구의 원유매장량이 30억배럴일 경우, 유전개발사업 가치는 2조3600억원이다. 이는 매장량 확률이 20%일 경우와 여러 변수를 할인한 가격이기 때문에 향후 탐사가 진행되면 이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바지안 광구의 지분은 석유공사가 50.4%, SK에너지 15.2%, 대성산업 7.6%, 삼천리 7.6%, 유아이에너지 4%, GS 3.85%이다.
현재 이 광구에 대해서 지난 1일부터 물리탐사를 진행 중이며, 올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지식경제부에서 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광구는 우리나 전체 원유 사용량의 2배 이상이 매장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관련주들은 연초대비 1.5배에서 4배까지 주가가 뛰기도 했다.
그러나 이라크 석유 개발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국정감사에서 "이라크 쿠르드 지역내 바지안 광구의 생산이 이라크의 석유법안 통과가 늦어지며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 중앙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간 독자적 유전개발의 합법성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석유법안의 통과가 내년 1월 이라크 총선이후로 미뤄지며 쿠르드 자치정부와 성급히 맺은 석유개발은 자칫 불법 계약으로 파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코스닥업체 자원개발 상황은?
국내증시에서 1000여개가 넘는 코스닥상장사 중 자원개발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200여개에 이른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주력 사업 이외에 뜬금없는 자원개발을 하고 있다. 몽골이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금광 채굴이나 주석광산에 투자하는 것.
바이오기업인 O사는 지난 6월 신약 임상 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주석광산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기업인 H사 최근 몽골 구리 광산에 투자했으며, 플랜트 전문기업인 K사도 필리핀 금광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에 맞춰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러시아와 몽골 등으로 '너도나도' 자원개발에 나서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친 과거 사례를 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라는 변수만 본다면 자원개발 업체에 긍정적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했고, 금은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는 등 원자재가격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시전문가는 "자원개발의 가장 큰 리스크는 탐사 단계가 뿐만 아니라 자원이 발견된 이후"라며 "자원이 발견된 이후에 채굴 단계에서는 웬만한 코스닥업체가 감당하기 힘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라고 우려했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채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자원개발에서 손을 떼는 기업이 허다하는 설명이다. 그 다음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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