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김형석기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은행들도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는 등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은행들로서는 외화여유자금을 충분히 확보해놓고 있지만 해외 투자상품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탈퇴로 결정되면서 국내 은행들은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계획)을 가동하는 동시에 유관부서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지만 외화자금 상황과 관련해 상황이 수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환율, 금리, 주식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대응 매뉴얼를 강화하고 있다.
해외 상품에 투자한 고객들이 유럽 및 글로벌 증시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들은 투자상품의 수익률과 관련된 이슈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안내문을 발송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투자상품 보유고객을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며 "펀드 가입 고객에게 해당 펀드에 영국기업이 편입되어 있는지 알리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 담당 부서에서는 프라이빗뱅크(PB) 고객 등에게 해외 이슈 보고서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으며, 영업점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한 고객 응대를 위해 질의응답 매뉴얼을 공유하고 있다.
외화유동성 및 외화자금시장의 상황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추후 유동성 경색이 장기화 될 경우 외화유동성 추가 확보도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화여유자금을 보유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며 "지난 1월 후순위채 5억 달러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외화유동성을 확충해 유동성 여력은 풍부한 상태이며, 추후 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추가 조달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현지에서 법인과 지점을 운영하는 은행들로서도 중장기적으로 운영 전략 변화가 필요할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럽 금융시장에서 영국의 위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단일금융시장에서 탈퇴하면서 세금 등의 혜택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종용·김형석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스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