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CD(액정표시장치) 시대를 뒤로 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각 국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단 삼성과 LG를 내세운 한국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대만, 중국이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중에서도 중국은 BOE, 비전옥스, EDO, 텐마 등이 막대한 자금력과 정부의 탄탄한 지원을 바탕으로 OLED 생산라인을 무섭게 확충하고 있다. 반면 LCD 시대를 열었던 일본과 대만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초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훙하이그룹은 2019년까지 OLED 생산에 2000억엔을 투자키로 했다. 사진/뉴시스·AP
14일 한국디스플레이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OLED 생산라인을 보유한 곳은 재팬디스플레이(JDI)와 JOLED 정도다. JDI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용으로 사용되는 중소형 패널. 애플이 아이폰8부터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를 겨냥한 생산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JDI는 이시카와 지역에 4.5세대 OLED 테스트라인을, 하쿠산과 모바라 지역에 각각 6세대 라인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직 양산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로, 빨라도 2017년 3분기는 돼야 제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 파나소닉, JDI, 일본산업혁신기구 등이 공동으로 출자한 JOLED는 소형 플렉시블 OLED 생산을 목표로 6세대 라인을 갖추고 있으나, 이 역시 2017년 이후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은 과거 OLED 개발에 나섰으나 과도한 투자비 부담 등을 이유로 2014년을 전후해 대부분 철수했다. 그러다 OLED 패널 적용이 늘어난 최근에서야 재진입을 결정했다. 선도 기업의 위상을 놓친 것은 필연적 결과다. 이와 함께 JOLED가 선택한 인쇄식 양산기술이 앞서 소니가 시도하다 실패한 기술이란 점, 자금난에 직면한 JDI와 JOLED의 합병설이 제기되는 점 등은 일본 패널업계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대만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초 샤프 인수를 완료한 훙하이가 OLE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 정도가 긍정적이다. 훙하이는 2019년까지 OLED 생산라인 구축에 2000억엔을 투자해 LCD에 편중됐던 제품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 대만 가오슝 지역에 4.5세대와 6세대 OLED 파일럿 라인을 갖고 있다. 4.5세대 라인은 2017년 3분기, 6세대 라인은 2018~2019년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OLED가 빠르게 LCD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마땅한 대안도 없다. 이미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쥔 데다, 한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금력을 따라갈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패널 산업은 현재 명확한 계획 없이 모호한 상태"라며 "대만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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