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동창 스폰서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이 김형준 부장검사를 23일 소환했다.
특별감찰팀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김 부장검사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피의자 신분이며 검찰은 김 부장검사의 금품과 향응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에서 파견근무하던 기간에 사용하던 공용휴대폰에 대한 행방도 조사 대상이다.
김 부장검사는 70억대 사기와 횡령 혐의로 구속된 고교 동창 김모씨로부터 자기 형사사건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500만원 등 금품과 향응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씨 사건 수사 무마를 위해서 서울서부지검 검사 등을 만나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번에 검찰이 핵심 인물인 김 부장검사를 불러들이면서 '동창 스폰서 의혹' 사건 수사도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검찰이 김 부장검사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특별감찰팀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김 부장검사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노트북과 아이패드는 확보했으나 애초 목표였던 김 부장검사의 공용휴대전화 회수엔 실패했다.
이 휴대전화는 지난해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1월 예보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으로 파견된 김 부장검사가 예보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검찰은 20일에도 김 부장검사가 근무했던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의 예금보험공사(예보)를 압수수색했으나 공용휴대전화를 회수하지 못했다. 김 부장검사는 "잃어버렸다"고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팀은 지난 추석 연휴에도 김씨를 비롯해 김 부장검사와 돈거래를 한 혐의가 있는 박모 변호사 등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이들의 계좌와 통신자료 분석에 집중했다.
검찰 출신의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김 부장검사와 김씨 사이에서 자금 통로 임무를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돈도 거래한 의혹이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변호사는 지난 3월7일 김 부장검사에게 1000만원을 줬고 이튿날 돌려받았다. 이후 지난 7월 김 부장검사에게 다시 1000만원을 줬고 지난 2일엔 김 부장검사에게 2000만원를 대여했다.
또 검찰은 지난 1월 박 변호사가 미공개정보로 시세 조종에 가담해 7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조사를 받을 때 사건 담당자가 김 부장검사였던 경위를 규명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일 법무부는 이 사건이 불거지자 예보에 파견됐던 김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으로 전보조치했고, 이튿날 대검찰청 요청에 따라 김 부장검사에 대해 2개월간 직무집행정지를 명령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이 23일 김형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증권사 블록딜 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김 부장검사.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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