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2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시정현안과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와 해법을 밝혔다.
이날 박 시장은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누차 말했지만 서울시 하나라도 반듯하게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는 생각이다”라며 “서울시장을 하면서 가까이 중앙정부를 보니 절망이 깊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라의 기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범부(평범한 사람)도 나라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있는 유력 정치인이 내년 선거(대선)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선출직 공직자의 운명인데 결국 국민과 시민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과연 시대의 요구가 저에게 있는지, 국민의 부름이 저한테도 해당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반시민들도 나라를 걱정하는데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있는 정치인이 국가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면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인으로서 다른 정치인에 비해 자신의 비교우위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시대와 함께 살아왔다고 자처했다.
박 시장은 “제 삶을 시대 요청대로 살아왔다 말하고 싶다”며 “어떤 말도 그 삶을 통해 증명되지 않으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이 필요할 때 인권변호사, 사회개혁이 필요할 때 참여연대, 사회통합이 필요할 때 아름다운가게, 지방정부 혁신이 필요할 땐 자치단체장으로 개인 혼자가 아닌 시민과 함께 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피력했다.
대선에 출마한다면 어떠한 아젠다를 내세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대한민국의 룰을 바꾸는 것”이라며 “산업화 민주화 이후 새로운 시대 방향과 비전을 만들지 못했는데 지금은 국가의 틀을 바꿀 때”라고 답했다.
또 “가장 어리석은 것은 다른 결과를 얻으려고 하면서 같은 방법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같은 방법을 되풀이한다면 성취를 이룰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주문받자 “한 국가의 원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고사했으나, 계속된 질문에 결국 “아쉽게 생각한다”고 속마음을 꺼냈다.
박 시장은 “제가 유일한 야당 출신 국무위원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하는데 제가 무슨 말을 꺼내면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상황이 조성되니 건강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이) 제 발언을 격려하고 장관에게 협의해보라고 하거나, 남아서 나하고 얘기하고 가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제가 수도 1000만명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인데 용산공원, 광화문 재구조화 등 중앙정부와 협력할 많은 과제들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일들에 대해 그동안 단 한 번의 개인적인 긴밀한 대화가 없었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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