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독대' 주요 재벌 관계자 줄소환
검찰, 독대 경위 집중 추궁…청와대 압력 여부 확인이 핵심
2016-11-09 16:00:32 2016-11-09 16:00:32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개명 최서원·구속)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수사를 위해 9일 주요 대기업 임원을 대거 소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김모 한진(002320)그룹 전 전무와 송강영 전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며 "이모 LG(003550) 부사장을 비롯해 조모 CJ(001040) 부사장, 신모 한화(000880) 상무, 박모 SK(003600) 전무는 어제 참고인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소환된 대기업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3개월여 전인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이틀간 한류 확산을 위한 재단 설립과 기업들의 도움을 강조한 박 대통령과 따로 만났다.
 
검찰은 당시 독대 경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 창끝이 박 대통령을 향할 수 있다. 이외 이번 조사에 응한 송 전 이사장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다급히 체육인재육성재단을 통폐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검찰은 전날에도 삼성전자를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박모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8일까지 관계자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대기업은 SK그룹과 롯데그룹,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도였지만, 검찰은 이날만 4개 기업을 추가하며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미 지난 7일 대기업 총수 수사 가능성에 대해 "지금 제기되는 여러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닌가. 필요하다면 수사해야 한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53개 기업 전수조사를 위해 부부장 1명에 검사 2명으로 전담팀을 꾸렸다"며 수사 의지를 들어냈다.
 
미르·K스포츠재단은 설립과 거액의 출연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낳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대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해 거액의 지원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안 전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이를 행했다고 진술하는 만큼 박 대통령의 관련성 여부가 핵심이다.
 
검찰은 돈을 낸 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관련해 실제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를 비롯해 기업 상황 개선 등 특정 대가를 바라고 돈을 내지 않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김선일 대국혁신센터장에게 창조경제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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