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올해 3월 ‘만능통장’으로 불리면서 화제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침체 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ISA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위원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사의 ISA 가입자수와 가입금액은 7월부터 정체되거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입자수 추이를 살펴보면 3월 10만1385명, 4월 7만4137명, 5월 4만5969명, 6월 2만1635만명을 기록했지만 7월 1만219명이 감소했고 8월과 9월도 각각 3945명, 2929명이 줄었다.
가입금액도 3월 2859억원, 4월 1767억원, 5월 1223억원, 6월 1557억원을 기록하다가 7월에는 138억원 감소했다. 8월과 9월은 각각 111억원, 76억원 증가했다. 반면 은행의 경우에는 가입자수와 가입금액 모두 감소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4일 기준 증권사 ISA 가입계좌수는 22만4000좌, 가입금액은 7413억원으로 9월초 22만8000좌, 7410억원보다 계좌수는 감소했고 가입금액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올해 3월,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이 ISA에 대한 브리핑을 하는 모습. 다만 출시 초기에 비해 현재 증권사 ISA 실적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같은 정체 흐름에 대해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더 이상 ISA 가입자수, 가입금액의 증가에 대해 논할 단계는 아니며, 오히려 깡통계좌의 해지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최순실 게이트나 미국 대통령 선거 등 국내외 변수에 따른 국내 증시의 하락추세를 감안하면 ISA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 어려우며, 경제 침체로 인해 추가적인 가입여력도 낮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도 “최근 공시된 일임형 ISA 수익률이 2%가 약간 넘는 수준인데, 가입자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투자자의 눈높이에 맞는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면 ISA의 침체 국면은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ISA 출시 초기부터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입대상 및 세제혜택 확대와 현재 5년인 의무가입기간의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현재 ISA 가입자격은 직전연도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근로자, 자영업자, 농어민이며, 금융소득 2000만원을 초과하거나 주부, 은퇴자 등은 제외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 자산운용과 관계자는 “가입대상 및 세제혜택과 관련된 부분은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최근 증권사 일임형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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