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004170)백화점이 서울과 수도권 서부상권의 핵심 점포를 두고 뺏고 빼앗기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각각 내년 말 부지 사용계약이 만료되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격전장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부지인 영등포 민자역사의 새 사업자 자리를 노리고 이 곳에 진출하기 위해 TF를 구성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부지인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바 있다.
모두 비슷한 시기에 계약이 만료되고, 각 사가 운영기간 중 자비를 들여 증축공사까지 진행했다는 점 등 두 곳은 여러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롯데백화점은 1987년부터 30년째 운영 중이던 영등포역 민자역사의 점용 허가기간이 내년 12월 만료된다.
정부는 영등포역사를 국가로 귀속시킨 후 공개입찰을 진행해 새 사업자를 선정할지, 롯데와 계약을 연장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롯데 입장에서는 계약 연장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최근 오너 일가의 비리 문제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과 이른바 '서미경 식당' 논란의 중심에 영등포점이 있다는 점 등 나쁜 여론이 변수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백화점 입장에서는 연매출 5000억원 규모(업계추산)의 알짜 점포인데다 서부지역 유일한 매장이고, 인근 상권에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069960) 등 경쟁자가 즐비한 만큼 이 곳을 수성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 상권 주변에는 신길뉴타운 등 대형 주거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업계간 경쟁은 더 치열할 전망이다.
만약 정부가 공개입찰을 진행할 경우 경쟁사들이 이 자리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가 가장 유력한 경쟁사가 될 전망이다.
인천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1997년 인천시와 20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운영 중인 상태로 역시 내년 말 계약이 만료돼 철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롯데가 2012년 인천시로부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포함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875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신세계가 2012년 1450억원을 투자해 증축한 매장과 야외 주차장, 주차타워 등의 임차계약은 2031년 종료되기 때문에 자칫 한 건물에 두개의 백화점이 들어설 처지에 놓였다. 롯데백화점은 불과 400미터 거리에 인천점을 운영 중인 상태다.
현재 신세계는 인천시에 매각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1, 2심 모두 패소한 바 있다. 현재 대법관 출신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상고심을 준비 중인 상태로 결과는 내년에 나올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전국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점포인만큼 포기할 수 없는 점포"라고 말했다.
내년 12월 영등포역 민자역사의 점용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전경.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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