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증권업계의 핵심리스크 요인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쏠림현상,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손실위험 등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선제적이고 집중적인 관리를 당부했다.
진웅섭 원장은 2일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최근 자본시장의 주요 현안 및 잠재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진 원장은 “ELS 등 파생상품 증가추세는 최근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홍콩 HSCEI 지수 발행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유로스톡스50 등에 대한 쏠림현상은 여전하다”면서 “ELS 자체헤지 규모가 절반 이상(52.7%)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리스크 한도 설정과 관리시스템 운영상 미비한 점은 없는지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일 개최된 증권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금융감독원
이어 진 원장은 “증권사 총자산 392조원 중 절반에 가까운 187조원의 채권보유금액은 금리상승에 따른 대규모 손실위험에 노출돼있다”면서 “부동산 관련 채무 보증금액은 15조6000억원으로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우발채무의 현실와 우려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이같은 불안요인에 대한 위험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증권사별로 선제적인 위험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감원도 금융사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방법을 정교화해서 위험요인을 적시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진 원장은 ‘눈앞의 이익을 탐하려다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당랑박선(螳螂搏蟬)’ 고사를 언급하면서 증권업계의 ‘신뢰와 책임’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경쟁이 날로 치열하지는 상황에서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적혁신 없이 단기성과 위주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불완전판매 등 위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 훼손을 초래할 수 있으며, 증권사들이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증권업계 대표님들께서 솔선수범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진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애널리스트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5년간 국내 증권사의 매도 리서치보고서는 0.1%에 불과하고 상당수의 증권사가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를 영업부서 실적과 연동시키고 있다”면서 “리서치의 객관성 및 독립성 확보를 위해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이며, 애널리스트 독립성 강화 방안을 업과와 공동으로 마련하면서 건전하고 성숙한 금융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을 비롯해 15개 증권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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