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대학생 A씨는 최근 한 회사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해당 회사는 A씨에게 2~3일간 교육한 뒤 대출 900만원을 받아 제품을 구매하도록 강요했다. A씨는 제품 구매 당시 제품구매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받지 못했고, 상위판매원에게 재차 청약철회를 요구했지만 거절 당해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A씨처럼 취업준비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악용하는 취업사기가 최근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4년 전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 지역에서 대학생 5000여명이 합숙을 하며 불법 다단계에 빠져든 일명 ‘거마대학생’ 사건을 만들어 낸 불법 다단계 조직이 강변터미널 인근에서 또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5일 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특수판매 관련 상담은 141건으로 이 중 다단계 관련 상담은 107건으로 불법 대학생 다단계 업체 관련 상담은 62건(피해금액 총 5억7000만원), ‘거마 대학생(강변터미널 5층)’ 관련 불법 다단계 상담은 45건(피해금액 총 4억3000만원, 1인 평균 피해금액 959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오는 6일부터 대학생 불법 다단계 피해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겨울방학을 앞둔 대학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불법 다단계 조직과 관련한 주요 피해 유형은 대부분 20대 취업준비생에게 취업을 미끼로 한 유인 알선이다. 이들 불법 다단계 업체들은 몇 일간 집중 교육을 하고, 제2금융권을 통한 대출을 유도해 제품 구매를 강권한다. 특히 반품을 요청하는 다단계 판매원들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청약철회를 거절한다.
최근 강변터미널 5층에서 적발된 불법 다단계 조직 역시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도 가입하지 않거나 판매원 가입서와 제품구매계약서, 회원 탈퇴서를 교부하지 않았다. 또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으로만 제품을 구매하거나 후원수당 등을 지급해왔다.
앞서 시는 지난 상반기부터 해당 업체들을 수 차례 점검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소속된 2개 등록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조치했다. 시는 대학생을 유인해 불법 영업 행위를 일삼는 대학생 다단계업체와 조직 3곳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집중 점검기간에 발견한 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할 계획이다.
천명철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등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다단계업체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과 집중점검만큼 시민의 관심이 중요하다”며 “불법 다단계로 인한 피해가 의심될 때는 서울시 온라인 민생침해 신고 '눈물그만'과 120다산콜로 신속한 연락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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