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상한제 조기폐지 어려워졌다
최순실 사태로 국회 상임위도 올스톱…일몰기한 채울 듯
2016-12-20 17:42:10 2016-12-20 17:45:44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지원금상한제가 생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폐지를 요구하는 소비자들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치일정 등을 고려하면 일몰 시한인 내년 9월까지 유효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4년 10월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핵심인 지원금상한제는 출시된 지 15개월이 넘지 않은 휴대폰에 대한 이동통신사의 구매 지원금을 최대 33만원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단통법 시행 당시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조건으로 도입돼 내년 9월30일까지만 시행되는 일몰 조항이다.
 
서울 종로구에 한 휴대폰 판매 대리점으로 소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원금상한제는 이통사의 불법 보조금을 차단해 소비자 간의 차별을 없앤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시행 내내 실 구매가격만 올려 이통사의 배만 채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원금이 33만원으로 제한되면서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도 단통법 시행 전보다 대폭 줄었다. 때문에 지원금상한제를 조기 폐지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지난 9월 단말기를 교체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지원금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39.4%에 달했고 지원금상한제를 포함한 단통법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33.6%를 기록했다. 반면 이통사들은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될 경우 다시 치킨게임에 내몰릴 수 있어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지원금상한제로 일부 소비자에게 돌아가던 혜택이 균등하게 배분되면서 시장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주장이다.  
 
일몰 기한인 내년 9월말 이전에 지원금상한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는 국회에서도 터져나왔다. 여야 의원들도 지원금상한제 조기 폐지에 공감하면서 개정 가능성은 높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발의된 단통법 관련 개정안만 1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회가 국정조사에 전념하면서 상임위 가동도 사실상 멈췄다. 단통법 개정안들도 미방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단통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불가능해지면서 일몰 기한을 채울 가능성은 높아졌다.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단통법 개정안이 신속하게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실제 시행되는데 시일이 소요돼 사실상 일몰 기한을 채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지원금상한제 폐지는 올해를 넘기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내년 조기 대선 이후 6월경에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실제로 시행되는데 3개월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기 폐지가 힘들다면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보안책이나 대안책을 강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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