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유가족들에게 용산참사를 기록한 백서를 전달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19일 오전 9시30분 서울시청에서 열린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백서 발표회에 참석한 박 시장은 “세월이 흘러도 용산참사의 아픈 기억과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못한 상태로 우리의 가슴을 여전히 후벼 파고 있다”며 “서울시는 다시는 재개발과 철거 과정에서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있어서 안된다는 성찰과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기록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다시 또 되풀이될 가능성이 많다”며 시 차원의 백서 발간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09년 1월20일 발생한 용산참사는 경찰이 세입자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당시 6명이 사망하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시가 발표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백서에는 용산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과 수습과정, 참사 이후 변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당초 시는 용산참사 7주기인 지난해에 백서 발표를 계획했지만 자세한 기록을 담아내고자 백서 발간을 미뤄왔다.
용산참사로 숨진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는 “용산을 잊지 않고 또 이렇게 저희들을 위로해주시고, 백서 출판기념식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면서도 “그러나 저희들 마음속에는 용산참사는 8주기가 지난 지금도 2009년 1월 20일에 그대로 멈쳐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저희들과 함께해주시고 용산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시는 이번 백서를 만들기 위해 지난 2년여간 1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검찰 수사기록과 판결문, 소송·인허가 서류, 영상·사진자료 9000여 장 등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또 50여 명이 넘는 관계자 인터뷰와 용산4구역 세입자 설문조사 등을 진행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았다.
아울러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위원회’를 통해 총 14번에 걸쳐 백서 검증과정을 거쳤다.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유남영 변호사는 “처음에 시에서 이 일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왜 6년이나 지난 일을 가지고 이제 와서 백서로 내려고 하는지 좀 의아했다”면서 “그때 박 시장님을 봤는데, 초차 시절부터 봤던 선배 모습 그대로였다”고 위원장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늦게나마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용산참사 백서를 발행하도록 후원하고, 지지한 거에 대해 늦게나마 참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이번 백서를 통해 세입자 보상 기준일 확대와 상가세입자 손실 보상금 현실화, 세입자 보상 시 조합의 협상재량권 부여 방안 등을 제안했다. 시는 검토를 거쳐 위원회 제안사항에 대한 관련법과 지침을 개정할 방침이다.
서울시청 1층 로비에는 백서 내용과 함께 그동안 예술가들이 선보인 용산참사 작품 30여 점을 함께 전시됐다. 전시회는 오는 25일까지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용산참사 유가족, 관계자들이 서울시청 1층 로비에 마련된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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