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최기철·김영택기자] 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특검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연임이 확정됐다. 하지만, 청와대 포스코 인사개입, 최순실 보은성 인사, 광고 계열사 포레카 매각 등 여러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특검 조사 결과에 따라 중도 하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5일 연임에 성공했다. 사진/뉴시스
포스코 이사회는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후보에 단독으로 오른 권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했다. 권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포스코 CEO로 공식 선임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구조조정 성과와 실적개선 등을 권 회장의 연임 이유로 내세웠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자산을 털어냈고, 실적 개선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대 '복병'은 특검이다. 마침 이날 오전 박영수 특검팀이 최순실씨와 권 회장이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주고받기로 약속한 정황을 포착했고, 두 사람 에 대해 뇌물 혐의를 두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추가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포스코 인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들여다 보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월 중순쯤 권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모두 중도 하차하면서 임기를 채운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지난 1992년 창업 주역인 박태준 회장이 집권여당과의 갈등으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2대 황경로, 3대 정명식, 4대 김만제, 5대 유상부, 6대 이구택 회장까지 모두 중도 하차했다. 외풍에 흔들리는 포스코의 흑역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주장대로 회장 선임과정에 외압이 작용해서도 안되고, 이런 외풍에 조직이 흔들려서도 안된다"며 "하지만 다른 의혹도 아니고, 나라를 뒤흔든 대형사건에 연루된 구체적인 정황들이 나오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사회가 신중한 판단을 하지 못해 다시 조직이 상처를 입는 일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철·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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