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핵심 자회사인 우리카드의 차기 수장 선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광구 행장이 새로운 변화를 강조하면서 연임에 성공한 상황을 비춰볼때 가장 규모가 큰 자회사인 우리카드 수장에 새로운 인물이 배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로는 이 행장과 합을 맞춰온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그룹장이 거론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위원을 구성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문제로 미뤄진 우리카드 사장 후보를 물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우리카드 수장에는 이광구 행장의 변화의지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 우리은행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데다, 우리은행 7개 계열사 중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의 가장 큰 변화는 금융지주사 편입 준비다. 우리은행은 우선 올 상반기까지 7개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주체계로 재편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지난 25일 차기 은행장 내정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체제 개편에 대해) 우선 내부부터 개편한 후 좋은 기회가 있으면 인수·합병(M&A)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자회사에 대해 수익성과 효율성 재고가 필요하다며 대대적이 개편을 예고했다.
이 행장은 지난 25일 차기 은행장 내정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의 경우 수익성과 효율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며 "은행은 (지난 2015년 말 실시한) 그룹장제도가 잘 맞았던 만큼, 자회사도 (특성에 맞는 제도 개편이)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차기 우리카드 사장으로 남기명 국내그룹장이 거론되고 있다.
남 그룹장은 그간 이 행장의 민영화 시도에 발맞춰온 인물로, 차기행장 신청을 포기하며 이광구 행장의 연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그룹장은 경영기획과 실무 영업 등 다양한 경험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경영기획본부장(집행부행장)을 맡으며, 은행의 경영을 총괄해왔다. 지난 2014년에는 개인고객본부장을 맡았고, 2015년 말에는 국내그룹장으로 승진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 행장이 남 그룹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서는 이 행장의 경영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남 그룹장이 차기 우리카드 사장으로 낙점됐다는 이야기도 돈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다만, 유구현 현 사장의 연임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3년 우리카드 분사 이후 어수선한 조직을 다잡고 카드 시장에 안착한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분사 이후 1년여 만에 두 번이나 수장이 바뀐 지난 2015년 1월 사장에 선임된 이후 시장점유율과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9.16%로, 분사 당시(7.1%)보다 2%포인트 높였다. 취임 첫해인 2015년 당기순이익은 116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유 사장은 수익다각화도 적극 추진했다. 지난 2015년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캐피탈 라이센스(할부금융사업 신고)'를 획득해 자동차할부 금융업에 진출했다. 이밖에 업계 최초 프리미엄 체크카드인 '그랑블루' 출시, 개인회원 확장, 카드론 확대 등도 그의 업적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차기 우리카드 사장은 이 행장의 변화에 얼마나 발맞출 수 있는 인물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남 그룹장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 행장의 철학을 공유한 인물이고, 유 사장은 그간 실적으로 변화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차기 사장으로 가장 물망에 올라 있다"고 답했다.
초대 민간 은행장으로 내정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변화를 위해 주력 자회사인 우리카드 수장을 교체할 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그룹장과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종로 우리카드 본사. (왼쪽부터)유구현 사장과 남기명 그룹장. 사진/우리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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