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VR 스키라고 얕보다가 깜짝 놀라
미래부, 상암 DMC에 VR·AR 콤플렉스 조성
2017-02-12 10:17:39 2017-02-12 10:17:39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튜토리얼 시작할 때 오른쪽, 왼쪽 발바닥에 힘을 주세요. 무릎을 살짝 굽히고 손잡이는 절대 놓지 마세요"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준비된 기기 위에 올랐다. 스키 장비와 유사한 폴 형태의 거치대에 손을 뻗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자 순식간에 스키장이 눈 앞에 펼쳐졌다. 10초 정도 방향 전환 방법을 배우자 본격적인 하강이 시작됐다.
 
VR 기기 헤드셋에서 스키 날이 눈을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방향 전환에 맞춰 오른쪽과 왼쪽 발에 힘을 주자 몸도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처음엔 경사가 완만한 구간부터 달렸다. 속도가 빠르지 않아 주위 환경을 둘러볼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첫 VR 기기 체험치고는 생각보다 밋밋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직진 구간에 집입하자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스키를 타고 내려올 때 느낄 수 있는 바람까지 더해지자 폴을 잡은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하강 중 암벽과 나무를 피하지 못해 그대로 받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3분 정도의 체험을 마치고 VR 기기에서 내려오자마자 든 생각은 '생생한 실감'이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 내에 위치한 디지털파빌리온 2층 VR 테스트베드관을 찾았다. 이곳은 정부 지원과제 VR 콘텐츠 성과물에 대한 테스트 및 업그레이드 등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총 9개사의 기업 및 스타트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SBS컨소시엄, SK브로드밴드 등 3곳에서 VR·AR 콘텐츠 및 장비들을 전시했다.
 
기자가 이날 체험한 VR 기기는 VR·시뮬레이터 전문기업 이노시뮬레이션의 제품이다.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좌우와 상하 운동의 모션 플랫폼에 회전 운동이 가능한 테이블이 장착됐다. 또 실시간으로 정밀한 움직임을 영상에서 자연스럽게 재현하기 위해 모션제어기술도 적용됐다. 회사 관계자는 "VR 스키 체험 기기는 스키뿐 아니라 바이애슬론, 알파인 스키 같은 비슷한 종류의 스포츠와 얼마든지 연동할 수 있다"며 "향후 전통적인 아케이드 시장을 VR 기기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노시뮬레이션의 가상현실(VR) 스키 체험 기기(왼쪽)와 피디케이리미티드의 VR 항공기 조정 시물레이션 기기(오른쪽). 사진/신지하 기자
 
맞은편에는 시뮬레이터 전문기업 피디케이리미티드의 VR 항공조종 기기가 돔 형태의 흰색 스크린에 둘러싸여 있었다. 천장에 부착된 3개의 고화질 프로젝터가 스크린 전체에 김포공항 주변 환경을 투사하고 있어, VR 기기를 특별히 착용하지 않고도 체험이 가능했다. 이호석 대표는 "자전거·양궁·클라이밍 등 다양한 종류의 VR 스포츠 콘텐츠 및 시뮬레이터 장비도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몇몇 업체들과 납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는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한국 VR·AR 콤플렉스'(KoVAC)를 개소했다. 개소식에는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을 포함해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등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미래부는 상암 DMC를 VR·AR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목적으로 KoVAC을 구축했다. 국내 개발자와 기업들에게 교육, 창업, 기술 및 인프라, 상용화 등을 연계 지원하는 한편, 오는 2020년까지 총 400여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디지털파빌리온에는 기술교육, 개발, 테스트, 마케팅 등 지원기능을 집적해 개발자와 기업, 연구기관 등이 최신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제공된다. 누리꿈스퀘어 연구개발(R&D) 타워 6층과 11층은 VR·AR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입주 지원을 위한 'VR 성장지원센터'로 구축한다.
 
최재유 차관은 "VR과 AR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유망산업"이라며 "국내의 우수 개발자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KoVAC가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상암 DMC 누리꿈스퀘어에서 '한국 VR AR 콤플렉스'(KoVAC)를 개소했다. 개소식에는 최재유 미래부 2차관을 포함해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신지하 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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