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정치권에서 교육개혁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새로운 교육개혁 과제를 제시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차원의 교육 틀이 필요하다며 학제개편안을 비롯해 12개 교육 변혁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조 교육감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전반적인 학제개편을 주문했다. 이날 조 교육감이 제안한 'K-5-4-3' 학제개편안은 취학 전 5세 유아교육은 의무교육으로 전환하고, 초등학교 과정을 기존 6년에서 5년으로 수업연한을 1년 단축하는 방향이다.
아울러 중학교 과정은 기존 3년에서 4년으로 확대해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교 4학년은 '전환학년제'로 운영하자고 제시했다. 고교과정은 기존 3년을 유지하되 개방형 학점제를 도입해 대학교 수강 체제처럼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안 의원이 앞서 제시한 '초등 5년-중등 5년-진로학교 2년'에 대해 조 교육감은 “안철수 의원의 안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안철수 의원 안은 현재 고교체제 내의 상당한 해체적 제안을 표현하고 있어 완전히 해체하면 아마 10~20년이 걸릴 것이다. 우리 안은 고교 교육과정의 대학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교육감은 제2의 고교평준화를 위해 영재학교와 과학고 같은 특목고는 존속시키되 목적에 맞게 운영하고, 외국어고와 자율형 공립고·사립고는 일반고 전환을 주장했다. 아울러 마이스터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해, 특성화고-일반고-특목고 체제로 단순화시키자고 제안했다.
대학체제 개편은 통합국립대·공영형사립대·독립형사립대 간 권역별 대학통합네트워크 구축하고, 지나친 대학입시 경쟁을 개선하기 위해 수능시험 전 과목의 절대평가를 제시했다.
이밖에 조 교육감은 사교육 경감을 위해 초등학생 때부터 일요일에 학원과 과외를 금지하는 '휴무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현재 시·도 교육청별로 각기 다른 학원·과외 교습시간을 통일해 초등생은 오후 7시까지, 중학생은 오후 9시, 고교생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아 누리과정 예산은 국고지원금으로 전액 지원하거나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5%대로 상향해 누리과정 비용 부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학교 의무교육 확대추진 과정과 유사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끝으로 조 교육감은 교원인사제도 혁신도 제안했다. 단계적으로 모든 교사는 석사 이상의 자격증 소지자 중에서 선발하고, 임용고사 선발방식도 단순 지식 위주의 지필고사를 축소하는 대신 논술형으로 개선하고, 직무 중심·학생 상담능력 평가가 반드시 포함되도록 한다. 교장임용 방식은 승진형, 초빙형, 내부형, 개방형 등으로 다양화한다.
조 교육감은 “국민에게 각종 교육개혁 의제가 거론되는 현재 상황은 교육개혁의 적기”라며 “대선 후보들이 논의하실 때 참고하는 의미로 (교육개혁 과제를) 드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다. 그 부분은 감안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초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국가 교육개혁 의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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