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식품업계가 불황 속에도 매년 성장추세에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제조 기술력을 무기로 한 주요 식품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는 2010년부터 연평균 14.5%씩 성장해 지난해에는 2조3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져 3조원대에 육발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치다. '1인가구', '혼밥족'의 증가와 실속형 상품이 잘 팔리는 불황 세태가 맞물리면서 가정간편식의 가파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근엔
농심(004370)이 시장에 가세했다. 농심은 가정간편식 브랜드를 '쿡탐'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상표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9월 소셜커머스 티몬과 공동기획으로 간편식 '진짜' 시리즈 6종을 선보이며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는 게 농심측 설명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쿡탐' 제품은 농심의 강점인 국물류 위주의 제품으로 국, 탕, 찌개류 등으로 27일 G마켓을 통해 우선 출시됐다.
농심 관계자는 "일단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며 "아직은 테스트 개념이지만 소비자 반응을 본 뒤 유통채널은 물론 가공식품 영역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 외에도 최근 주요 식품기업들의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푸드(002270)가 경기도 평택에 가정간편식 주력생산 기지 역할을 맡을 공장을 세웠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평택공장은 가정간편식 전용 공장으로 연면적 약 6500평 규모에 최신 면 생산 설비 및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샐러드 등의 간편식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평택공장 준공으로 롯데푸드의 간편식 생산 능력은 기존과 견줘 약 50%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푸드는 현재 도시락, 자체 브랜드인 '쉐푸드' 등 다양한 가정간편식 제품을 운영 중이다. 특히 롯데푸드는 쉐푸드를 주력 브랜드의 하나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제과전문기업인
오리온(001800) 역시 지난해 말 가정간편식 공장 착공에 들어가며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경남 밀양시 제대농공단지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오리온-농협 합작법인의 프리미엄 가공식품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진 바 있다. 농협과 오리온이 각각 49 대 51 지분을 투자했으며 이 공장에선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가정간편식(HMR)이 생산될 예정이다.
기존 업체들의 후발주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CJ제일제당(097950)은 지난해 6월 론칭한 '비비고' 브랜드가 출시 8개월만에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지난해 말 논산과 진천 공장에 가정간편식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한 CJ제일제당은 최근까지 신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동원그룹도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동원F&B(049770)의 자회사이자 식자재유통을 맡고 있는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반찬을 만드는 계열사 더블유푸드마켓을 흡수합병하고 온라인 가정간편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해 3월 HMR 전문 자체 온라인몰 '차림'을 오픈한 데 이어 같은해 7월 온라인푸드마켓 '더반찬'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차림'과 '더반찬'의 온라인몰을 통합하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푸드(031440)는도 지난해 9월 외식 브랜드였던 '올반'을 가정간편식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시장 진출 3개월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간편식은 식품업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 성장 동력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시장 초기에는 유통업계 위주의 경쟁구도였지만 최근들어 제조 기술력을 보유한 식품업계가 공세에 나선만큼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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