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DIY(Do It yourself)' 열풍이 거세다. 가성비 높은 건축자재를 스스로 사들여 시공하면서 나만의 집 꾸미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한층 높아졌다. 이에 셀프인테리어와 관련된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프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08년 약 7조원에서 2014년 약 12조원으로 성장했다. 2020년 4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리모델링 시장을 고려하면 셀프 인테리어 시장도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인테리어를 해결하려는 DIY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인테리어 업계도 잇따라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원목형 가구부터 친환경 페인트, 오피스용 제품, 인테리어까지 DIY 상품들이 소비자들의 폐부까지 자리 잡아가고 있는 흐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원목가구 기업인 인아트는 자체 DIY 브랜드인 ‘헤이우즈’를 소개했다. 스툴의자나 리스본체어부터 책장과 드레서까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친환경의 맞춤형 가구를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집 전체의 인테리어 스타일링 상담까지 한 번에 진행하고 있었다.
최정규 인아트 미래성장사업부 이사는 “단순 가구조립을 넘어 색에 대한 변형이나 기존에 있던 가구의 리폼, 집의 전체 인테리어와의 조화 등까지 살피면서 저가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국내 가구 시장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중간 시장보다는 프리미엄과 DIY 등의 저가 쪽으로 양극화되는 양상이고 저가시장에 맞춰서는 인테리어 상담, DIY교육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DIY 열풍은 일반 소비 제품을 넘어 오피스 상품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사무용 가구업계 1위인 퍼시스는 지난해 2월 소호가구 전문 브랜드인 '데스커'를 론칭했다. 이번 전시회에 처음 마련된 데스크 부스에서는 스타트업을 타깃으로 한 비용이 저렴하고 내구성이 강한 DIY용 데스크의 개별 구성품들이 유리진열대에 전시돼 있었다. 제품군도 확대했다. 데스커는 사무용 책상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스탠딩 테이블과 사무용 파티션 등으로 DIY 제품 라인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DIY 데스크 판매로만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제품군을 늘리면서 DIY 부문에서만 연간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정보은 데스커 신사업부 팀장은 “DIY 업체들의 경우 불편함이 최대의 걸림돌인 만큼 편리한 조립성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가격도 부담 없고 내구성과 디자인까지 좋은 DIY용 오피스 제품에 대한 만족도와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가구 뿐만 아니라 페인트 업계에도 셀프인테리어 수요가 늘고 있다. 때문에 B2B(기업간 거래)시장에 주력했던 페인트 업계도 빠르게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B2C 페인트시장 규모는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페인트 시장의 1% 수준으로 아직까지 시장 규모는 미미하다. 하지만 건설경기에 의존도가 높은 B2B시장과 달리 자체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DIY에 초점을 맞췄다. 자체 친환경 페인트 브랜드인 ‘순앤수’를 바탕으로 직접 컬러를 선정하고 준비하는 과정, 실제 가구에 칠해진 모습까지의 흐름을 부스 인테리어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하성욱 노루페인트 마케팅팀 과장은 “1인 가구가 늘고 먹방에 이어 집방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셀프페인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적으로 검증이 된 제품들을 소개하면서 페인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해소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이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가한 노루페인트의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친환경 페인트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노루페인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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