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각 당의 대선후보들을 향해 학교 내 내진보강과 석면제거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3일 성명을 통해 “내진보강과 석면제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5년 내에 조기 해소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재정적·제도적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 교육감은 1조386억원 규모의 정부 특별예산지원과 신속한 예산 집행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내 학교시설 중 내진 비적용 건물은 전체 학교 건물 3451개동 중 2534개동(73.4%)이며, 석면건축물을 보유한 학교 수는 전체 2224개교 중 총 1490개교(66.9%)다. 하지만 반복되는 지진과 건강을 위협하는 석면 문제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정작 국가적 차원의 지원대책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교육청은 내진보강과 석면제거를 해결할 경우 매년 212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5년간 필요한 예산은 내진보강에 7103억원, 석면제거에 3283억원으로 총 1조386억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해결할 경우, 매년 편성하는 교육시설 환경개선예산(2017년 기준)의 약 80%를 두 사업이 점유하게 된다.
아울러 전국 학교에 내진보강과 석면제거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총 8조801억원(내진보강 4조5388억원·석면제거 3조5413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결국 정부의 별도 지원이 없이는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조 교육감은 “교육청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매년 교육환경개선사업비의 26%인 7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내진 보강은 18년 이내, 석면 제거는 11년 이내에 해소하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완전 해소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도 길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 교육감은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과 더불어 특별회계 예산을 신속하고, 내실 있게 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요구했다.
내진보강과 석면제거 사업이 일시에 집중될 경우, 전문 인력과 자격업체 부족으로 공사 부실화 문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조 교육감은 “관련 대비책 마련과 국내 여건상 시행 초기 단계인 내진보강의 기반마련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교육감이 제안하는 국가공통기준 주요 내용으로는 ▲국내 학교현장에 적합한 내진공법 도입을 위한 산업계 연구지원 ▲내진보강 부실화 방지를 위한 내진공법 국가공인 인증체계 도입 ▲보강공사의 품질확보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 ▲성능평가·보강설계·공사의 내실화를 위한 단계별 검증기준 마련 등이다.
조 교육감은 “안전은 공짜로 얻어지는 게 아니며 많은 비용과 노력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학교시설 안전위험요소 개선을 위한 정치 지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지진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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