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인식 서비스로 일상과의 결합에 첫 발을 내딛은 통신사업자들이 플랫폼 영역을 에너지 분야로 빠르게 넓히고 있다. 에너지 절감 기술에 빅데이터와 AI,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사업 모델로 만들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에너지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은 KT다. 2015년 에너지 사업에 본격 뛰어든 KT는 지난해 에너지 서비스 분야에서 10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첨병은 KT-MEG(Micro Energy Grid) 플랫폼이다. KT-MEG는 전문인력이 365일, 24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감시하는 관제센터다. 에너지 분석 AI 'e-브레인'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비 행태를 분석해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낸다.
KT는 지난해 의료시설, 호텔, 스포츠센터 등 국내 18곳의 다중 이용시설에 KT-MEG 플랫폼을 적용해 평균 61%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다. 고객이 절감한 에너지 비용의 3분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는 사업 모델도 구축했다. KT의 올해 에너지 사업 매출 목표는 2000억원 이상이다.
SK텔레콤은 빌딩과 공장 중심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자사의 전국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통신기계실 등에 시스템을 도입, 연간 13억원가량의 냉방 에너지를 절감했다. 제주한라병원, 제주WE호텔,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강시스타 등에도 시스템을 설치했다. 공장 설비를 IT 기술로 관리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시스템은 샘표식품 이천공장,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 등에 적용됐다.
LG유플러스는 홈IoT를 중심으로 가정 내 에너지관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3월말 기준 LG유플러스의 홈IoT 서비스 가입자는 70만명으로 국내 1위다. 2015년 7월 출시한 ‘IoT에너지미터’는 전기 사용량과 현재 누진 단계는 물론, 사용 현황을 분석해 누진 단계를 사전에 알려주고 주거형태나 주거면적, 가구 구성원 수 등을 반영해 실시간 요금과 월간 예상요금을 안내한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IoT에너지미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를 분석한 결과, 피크시간 전력 사용량이 평균 8.5% 줄었다. 특히 연간 전기사용량이 가장 많은 여름철에 최대 20.7%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들은 전통적으로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군에 속해 있어 예전부터 에너지 절감에 관심이 높고 관련 기술과 경험도 확보한 상태”라며 “특히 에너지 플랫폼에 빅데이터와 AI, 클라우드(컴퓨터 자원 및 데이터 공유) 등 통신사들 강점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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