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재판이 4개월간의 심리 끝에 마무리 절차에 접어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 부회장 등의 피고인신문을 진행한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전무는 31일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차장은 1일에 피고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17일 구속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지난 10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은 했지만, 증언을 모두 거부해 실질적인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그룹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등 그룹 현안을 부탁하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영재센터와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298여억원에 달하는 돈을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과 특검은 이 금액 모두를 뇌물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박 대통령과 세 번 독대한 당시 상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당시 독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발언이 부정한 청탁과 대가 요구에 대한 합의의 주요 판단 근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정씨에 대한 지원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원은 청와대 강요에 의한 것으로 이 부회장은 관여한 적도 없고,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내달 2일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이 부회장 등 재판에 두 차례 소환됐지만, 증인 건강상 문제와 본인의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따라서 사실상 증인신문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 신문이 길어질 경우 2일에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피고인신문이 끝나면 3~4일에는 특검과 이 부회장 측이 증인신문과 서류증거 조사 결과를 모아 의견을 밝히는 '공방 기일'을 열고, 오는 7일 결심 공판을 해 재판을 마무리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관련 여부, 부정한 청탁과 대가 여부 등에 대한 양측의 날 선 공방이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8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관련 4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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