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 이틀째인 지난달 31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등산을 갔다가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1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문 대통령이 오대산 상원사길에서 시민들과 만나 소통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31일 평창 오대산 상원사길에서 시민들과 만났다”면서 “가랑비와 땀에 흠뻑 젖은 대통령과 즐거워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대산 산행 후 경남 진해 해군기지로 이동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문 대통령은 흰 와이셔츠에 검은색 등산바지를 입고 등산화를 신었다. 현장에는 6~7명의 수행원들이 함께 있었고 김정숙 여사는 동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마주치는 시민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기념촬영 요청에도 적극 응했다.
문 대통령은 히말라야 트래킹을 다녀오고 평소 등산 관련 잡지를 탐독하는 등 등산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첫 토요일이었던 지난 5월13일에는 휴식을 취하라는 참모진의 권고에 대선 기간 자신을 취재했던 기자(마크맨)들과 북악산을 오르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박2일의 강원도 평창 방문 일정을 마치고 31일 경남 진해 군부대 휴양시설로 이동해 남은 휴가 일정을 보낸 뒤 오는 5일 서울로 복귀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지로 평창을 택한 이유는 내년 2월 개막을 앞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서다. 진해의 경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긴급한 상황을 신속히 보고받고 화상회의 등으로 군 통수권자로서 지휘권을 행사하는 데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애초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7월말 8월초에 휴가를 떠나는 관례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휴가를 떠나려했지만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하느라 휴가를 하루 늦췄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엄중한 시국에 휴가를 보낸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휴가를 미루는 것보다 얼마나 대응체계를 잘 운영하고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오히려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고 대통령이 예정된 휴가를 안가면 북한에 우리가 끌려다니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 길을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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