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미 미사일지침상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밤 10시45분부터 11시25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두 정상은 북한의 핵실험은 한국과 미국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였을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서, 그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 규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이 과거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위력을 보였다는 점, 북한 스스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이제는 차원이 다른, 그리고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적인 공감을 표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특히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양 정상은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향후 도발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 나가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양 정상은 한미 미사일지침상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는데 합의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되는 핵 및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임시 배치를 한국의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양 정상은 “지금은 북한에 대해 최고도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그 일환으로 보다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각급 수준에서의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하고, 오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차례로 전화 통화를 갖고 대북공조를 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문의하고,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독일 및 EU의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통화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국제사회와 공조해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 채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EU 핵심국가인 독일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적인 협력의사를 밝히며 화답했다.
중국 셔먼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BRICS)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푸틴 대통령도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비확산 체제를 파괴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정상회의에서도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선언문이 채택됐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선언문에서도 한반도의 핵문제는 오로지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며 “6일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하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관저 소회의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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