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이우찬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시작부터 위기다. 새정부 출범 두 달이 지나 뒤늦게 부가 출범한 데 이어 장관 임명까지 난항을 겪자 업계의 실망감은 확산되고 있다. 개청 21년 만에 중기청에서 부로 승격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졌지만 출발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출범 50일이 넘도록 수장이 공석 상태로 남아 있어 내부 업무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중기부 관계자는 "조직은 확대됐는데 아직 실장급 등 인선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업무도 올스톱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장관과 차관을 필두로 그 아래 4실을 두고 있다. 중소기업정책실, 소상공인정책실, 기획조정실, 창업벤처혁신실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기획조정실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실장자리 역시 공석 상태다.
새정부 출범 4개월여만에 지명된 박 후보자까지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 공석 상태가 장기화될까 관련 업계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초반 박 후보자에 대해 힘을 실어줬던 업계도 점차 마음을 돌리는 모양새다. 초대 장관인 만큼 '힘 있는 정치인'을 선호해왔던 업계는 깜짝 인사로 박 후보자가 지명된 데 대해 '괜찮다'는 입장이었다.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 생계형 적합업종 등 업계 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되는 일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경우 올해 안에 만료되는 품목만 47개에 이른다. 현재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시행 전까지 한시적으로 유보해놓은 상태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박 후보자가 현장을 잘 모르는 인물이어도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렵다보니 되도록 장관이 빨리 선임되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부로 승격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청이었을 때보다 중기 현안들이 처리되지 않고 지연되고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까지 현실화됐다.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14일 광화문 정부세종청사 정문 앞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즉각 사퇴하라”며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사회적 약자인 을(乙)들의 권인과 생존권 확보를 위해 출범한 중소상인단체다. 이들은 “독재를 미화하는 인물이 독점을 막을 수 없다”며 “능력있는 중소기업 중소상인 현장전문가 정책전문가는 많다”며 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중소기업계, 소상공인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을 아우를 수 있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도 "상대적으로 약자들을 위한 정책을 다루는 부서인 만큼 업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이 왔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업계 내에서도 의견 충돌이 많은 현안들을 현명하게 잘 이끌만한 리더십을 갖춘 새로운 인물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규 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 조직국장이 14일 낮 광화문 정부세종청사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임효정·이우찬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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