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정춘숙 "경제적 이유로 가족 시신인수 포기 증가"
무연고사망자 통계에 '독거 국민기초수급' 사망자 불포함 오류도
2017-10-13 10:48:10 2017-10-13 10:48:14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가족이 사망했음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시신인수를 포기하는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통계에는 ‘국민기초수급’ 사망자의 수는 포함되지 않고 있어 실제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13일 전국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무연고 사망자 수는 2013년 1066명에서 2014년 1161명, 2015년 1522명, 2016년 1496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6월 기준 970명에 달했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가족들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정 의원에 따르면 시신인수 포기자 수는 2013년 401명, 2014년 359명, 2015년 558명, 2016년 622명으로 늘었으며 올해도 상반기 기준 450명이나 됐다. 행정적으로 무연고사망자 수는 ‘연고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 또는 ‘연고자가 있지만 시신인수를 포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 지자체 담당공무원은 “변사자 중 연고자를 찾는 과정에서 수십일의 시간이 걸리고, 이 기간 중 시신안치를 위한 병원비용이 많게는 수백만원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이거나 어려운 생활을 하는 자녀가 시신인수·장례비용을 부담스러워하며 결국 시신인수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연고사망자 가족이 ‘시신인수포기서’에 서명을 하게 되면 장례비용은 해당 지자체가 부담하게 된다.
 
서울시 위탁으로 무연고사망자에 대한 ‘존엄한 죽음을 위한 3시간의 장례식’을 진행하고 있는 박진옥 ‘나눔과나눔’ 사무국장은 “연고자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시신인수를 포기했지만 장례식장을 조용히 방문해 눈물을 흘리며 함께 장례를 치르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또있다. 무연고사망자 수에 ‘국민기초수급’ 사망자 수는 포함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과연 무연고사망자 수가 연간 1500명 수준이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정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독거 기초수급자 사망현황’자료를 보면 최근 5년 사이 연간 2만명을 넘나드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수급자가 아닌 무연고사망자에 독거 기초수급사망자 수를 더하면 해당자가 지난해 기준 2만1646명으로 늘어난다. 복지부 발표(1232명) 대비 17.5배에 이르는 수치다.
 
정 의원은 “더구나 65세 이상이라는 복지부의 제한조건으로 65세 이하 사망자에 대해서는 통계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무연고사망자 현황과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복지부조차 제대로 된 현황파악을 안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무연고사망자에 대한 제대로 된 기준을 마련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자체 별로 천차만별인 장례절차와 기준도 정부에서 방관하지 말고 최소 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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