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추명호 전 국장 민간인·공무원 사찰 의혹 수사 주력
국정원 추가 의뢰 내용 수사한 후 구속영장 재청구 검토
2017-10-22 16:26:59 2017-10-22 16:26:5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가정보원 정치 공작 의혹에 연루된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검찰은 재청구 검토를 위한 보강 수사에 주력할 전망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추 전 국장이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 등 공무원·민간인을 사찰하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비선 보고했다는 등의 국정원 추가 수사의뢰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와 추 전 국장에 대한 추가 소환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추 전 국장에 대해 지난 18일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16일 국정원 개혁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지난해 7월 말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등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후 이석수 전 감찰관이 감찰에 착수하자 부하직원에게 우 전 수석에 대한 특별감찰 조사 배경과 이 전 감찰관의 친교 인물 등에 대한 동향수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했다.
 
추 전 국장은 2014년 8월 부임한 이후 최순실씨 등 관련 첩보를 총 170건 작성했다. 이중 국정농단 단초가 되는 첩보가 다수 수집됐는데도 추가 수집을 지시하거나 원장 등에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을 '근무성적 불량' 등의 사유로 지방 전출을 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2월 추 전 국장을 2차장에 추천했지만, 당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18일 추 전 국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20일 추 전 국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전체 범죄 사실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강 판사는 21일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했다.
 
이에 검찰은 "추 전 국장은 국정원 최고위 간부로서 문성근씨 합성사진 유포 등 비난 공작,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의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 요구 등을 기획하고, 박근혜 정부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실행에도 관여하는 등 범행이 매우 중하다"면서 "그런데도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기본적 증거가 수집됐고, 수사기관에 출석해온 점 등에 비춰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한 정치 공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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