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 이사 선임으로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했던 자유한국당이 30일 국회 일정에 복귀했지만, 공영방송 장악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지속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대상 국감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오전 내내 현안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공영방송을 둘러싼 논쟁으로 시간을 할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의 위원장 직무대리 체제로 과기정통부에 대한 종합감사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국감 보이콧을 전격적으로 철회한 한국당 의원들이 국감장으로 돌아오면서 개회 30분만에 정회됐다. 한국당 소속 신상진 과방위원장은 “신 의원과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에게 국감 복귀의사를 표시했는데도 협의 없이 의사진행한 것은 유감”이라며 한국당 측 의원들이 아직 국감에 참석할 준비가 안 됐다는 점을 이유로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신 위원장과 한국당 측이 정상적인 국감 진행을 방해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신 의원은 “과방위원장이 정회만 선포하고 가는 것이 어디있느냐”며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방위는 오전 10시30분 국감을 정회했다가 약 한 시간 만인 11시20분께 속개했다. 국감이 재개되자 오히려 여야의 갈등은 더 심화됐다. 여야 의원들 간에 공영방송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한동안 시간을 보냈다. 방송장악이냐, 개혁이냐를 두고 여야 간 첨예한 힘겨루기가 이어졌다. 정작 피감기관인 과기정통부에 대한 질의는 시작하지도 못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는 방문진 이사에 대한 권리를 가진 유일한 기관”이라며 “방문진 이사 임명에 대한 보궐 인사는 한국당의 보궐 인사 승계권을 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과 김정재 의원 등도 같은 내용의 의사발언을 이어가자 민주당에서 반발했다.
급기야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27일 방문진 국감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당시 위원장으로 사회를 봤던 신경민 의원 간 고성이 오간데 대해 신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국감 파행의 책임을 정부와 여권에 돌렸다. 김정재 의원은 “고영주 증인 출석 당시 신 의원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며 “이게 바로 국회의원 갑질이다. 연세가 많으시면 점심 때 마음대로 활동하지 말라는건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이 그날 처신 문제로 오전 내내 시끄러웠던 분”이라며 “보는 대다수 분들이 어처구니 없음에 놀랐을 것이다. 말실수나 결례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장악 논란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이 비판을 멈추지 않자 신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면서 그 상태로 오전 질의는 마무리됐다.
신상진(오른쪽) 과방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종합감사에 참석해 정회를 선포하고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간사와 설전을 벌인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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