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13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세대교체를 이룬 50대 신임 부문장들의 공식 데뷔 무대로,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현황을 점검하고 내년 사업전략 수립의 토대로 삼는다. 총수의 장기 공백과 올해 거둔 역대급 실적은 큰 부담이다.
13일 CE(소비자가전)부문을 시작으로 14일 전사, 15일 IM(IT·모바일)이 수원 본사에서 차례로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이어 18일부터 20일까지 기흥·화성캠퍼스에서 DS(부품)부문이 회의를 연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상반기(6월), 하반기(12월) 총 두 차례 열린다. 삼성전자 3개 부문 대표이사와 주요 사업부장, 해외법인장 등 400명 이상이 모이는 실무적 성격의 회의다.
특히 이번 회의는 지난달 초 부문별 최고경영자 3인이 모두 바뀐 뒤 처음 열리는 자리다. 때문에 신임 CEO들이 어떤 미래 구상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부문장들의 '데뷔무대'"라며 "각 부문이 거둔 올해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 사업전략 수립 등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석 사장이 이끄는 CE부문 회의는 다음달 초 예정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 준비 상황 및 신제품 출시 계획 등이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차세대 TV시장 주도권을 놓고 OLED와 혈전을 펼치고 있는 QLED에 대한 냉혹한 진단과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국내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 등도 빠질 수 없는 현안이다.
IM부문 회의는 고동진 사장 주재 아래 한 해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상반기 선보일 '갤럭시S9'의 개발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9 마케팅 전략과 함께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의 기술 향상 의견 등도 오갈 전망이다.
전사 차원의 전략회의는 이번 인사에서 경영지원실장(CFO·최고재무책임자)으로 취임한 노희찬 사장이 주재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부문별 회의가 축을 이루지만, 전사 차원의 전략회의도 병행된다. '총수 부재'라는 비상상황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사상 최대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전사적으로 공유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최대 성과를 거둔 DS부문은 김기남 사장이 회의를 이끈다. 반도체 시장을 지속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 전략과 함께 시장 상황에 따른 설비투자 및 생산 전략을 점검할 전망이다. 시스템 대규모 집적 회로(LSI)와 파운드리 사업 확대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번 회의에 정현호 사업지원TF 팀장(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부문장들이 직접 사업전략을 주재하는 자리라 정 사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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