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관중' 동원 열풍, 성공기여? 세금낭비?
서울 자치구, 20억·2만명 투입…"자발적 관람유도 아쉬워"
2018-01-08 06:00:00 2018-01-08 06:00:00
서울 25개 자치구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티켓 구입 및 관련 비용 현황·계획. 자료/25개 자치구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자치구들이 올해 2월부터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총 약 20억원을 넘게 들이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회 성공을 위한 헌신이라는 평가와 세금 낭비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7일 서울시와 자치구들에 따르면, 현재 25개 자치구들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20억원 가량을 들여 주민과 공무원 2만명 정도를 동원한다.
 
이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작년 10월 보낸 협조 요청 공문에 의한 조치다. 조직위는 자치구에게 각 구 인구 0.2%에 해당하는 주민들에게 올림픽 관람을 시킬 것을 요청했다. 앞서 같은 해 7월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역시 비슷한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강원도와 맺은 바 있다.
 
구청들이 들이는 비용은 크게 입장권과 부대 비용 2가지로 나뉜다. 부대 비용은 버스 대절비, 보험, 식비 등으로 이뤄져있다. 관련 예산 규모는 강서구의 2000만원과 중랑구 1억9300만원 사이에 분포해있다. 자치구마다 동원 인원은 주민과 공무원 합쳐 대체로 수백명 정도이며, 강동구는 가장 많은 1800명을 평창으로 보낸다. 25개 자치구의 동원 비용 합계는 약 20억3781만원이며 평균은 8151만원 가량이다. 동원 인원이 파악되는 23개 자치구들의 합계는 1만8981명 정도이고 평균은 약 825명이다.
 
이같은 지자체들의 관중 동원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지자체들의 티켓 구입이 대회 자체의 성공을 돕고, 지역 소외 계층에게 경기 관람 기회를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세금 지출 내지 편중된 경기 선택이라는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구청 공무원들이나 일부 전문가는 관중 동원이 대회 성공을 돕고 소외 계층의 관람 기회를 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모 구청 소속 A씨는 "복지관 장애인들은 '올림픽 직관이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관람하게 되서 무척 기쁘다'는 반응"이라며 "88 올림픽 이후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는 올림픽인만큼 흥행을 돕는 데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공무원이나 시민단체도 없지 않다. 시민단체인 ‘평창동계올림픽모니터링단’에서 활동하는 김모씨는 "국민이 관심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는 게 아니라 공공기관이 동원하는 현상은 세금 낭비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자치구들의 입장권 구매 우선 순위는 동계올림픽에 쏠려 있고 오는 3월에 열리는 패럴림픽은 후순위라는 문제도 있다. 올림픽 관련 예산을 뒤늦게 편성한 자치구들은 올림픽 티켓을 제대로 못 구하고 그 때서야 패럴림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강원도는 지난 4일 지자체들에 공문을 보내 패럴림픽 참여를 독려했다.
 
6일 오후 평창송어축제장에 설치된 2018평창동계올림픽 라이브사이트 개관식에 참석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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