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화장품이나 차량연료 첨가제처럼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 상당수가 발화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규모 점포 98곳 모두에서 일화성 내지 발화성이 높은 것으로 의심되는 생활화학제품 664종을 수거해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까지 인화점 실험이 이뤄진 604종 중에서 311종이 일화성·발화성이 높은 위험물로 나타났다. 인화점은 점화원(불꽃)에 의해 불이 붙는 가장 낮은 온도다. 인화점이 낮은 제품을 방치하면 겨울 정전기, 여름 폭염 등 사소한 점화원에도 불이 붙을 수 있다.
311종 중에서도 인화점이 40도 이하인 고위험군 제품은 195종이었으며, 화장품(37.4%)과 방향제(28.2%) 품목에서 많이 나왔다. 주요 제품의 인화점은 ▲손소독제 20~31도 ▲향수 16~23도 ▲디퓨저 17~126도 ▲매니큐어 10도 ▲리무버 -18~51도 ▲차량연료 첨가제 14~174도다.
영하 온도가 발화점인 제품도 여러 종류 집계됐다. 손난로 오일 -3.5도, 화장을 지우는 리무버 -18도, 순간접착제 및 본드 -20도, 문구용 수정펜 -10도 등이다.
서울시는 대규모 점포가 위험물로 확인된 제품을 다른 일반 제품과 분리해서 유통하고 진열 구역 역시 따로 설정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규모 점포 위험물 저장·취급소 설치와 위험물 안전관리자 선임, 화재위험물품 유통사업장 안전관리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점포 화재위험물품 안전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정문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생활화학제품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판매자·사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년 7월28일 경기 화성시 향남읍 발안산업단지 내 한 화장품 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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