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되는 치아보험 경쟁…'판매 중단' 우려도
GA 시책비 과지급으로 사업비 급증…유지율 따라 수익률 요동
2018-03-21 15:17:33 2018-03-21 15:47:1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치아보험 시장을 놓고 보험사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달 초까지 보험사들이 판매 시책비 과지급으로 독립법인대리점(GA) 채널 점유율을 높이는 데 열을 올렸다면, 최근에는 온라인 계약 가입자에 한해 10년치 생활용품을 경품으로 지급하는 보험사도 등장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보험사들이 잇달아 치아보험 시장에 진입하면서 중소 보험사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경우 지난해까지 치아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한 곳이었지만 올 들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이른바 손보업계 빅4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생명보험업계는 물론 보험업계를 통틀어 맡형 격인 삼성생명까지 가세하면서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중소 보험사들이 점유하고 있던 치아보험 시장에 대형 보험사들이 진입하면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GA 시책비 과지급을 비롯한 과당경쟁이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GA의 특성상 같은 상품이라면 시책비가 높은 보험사 상품을 우선적으로 판매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보험사가 시책비를 올린다면 다른 보험사들도 따라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체 영업력이 약해 GA 의존도가 높은 중소 보험사들은 이런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그나마 한때 600%대까지 치솟았던 시책비는 400% 수준으로 안정됐지만, 이조차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시책비(200∼3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들은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라 GA에 따라 매출이 크게 좌우되진 않는다”며 “반면 치아보험은 기존에 중소 보험사들이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장이 크지 않다. GA에서 어떤 상품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보험사별 점유율이 급변할 수 있어 보험사들 입장에선 시책비를 올려서라도 GA 판매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선 온라인 신규 가입자들에게 경품을 지급하는 보험사까지 등장했다. 라이나생명은 다이렉트 채널에서 치아보험에 가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10년치 칫솔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제공한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업계 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금처럼 사업비가 높은 구조에선 계약 유지율에 따라 상품의 손해·사업비율 합산비율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시책비를 앞세운 과당경쟁 속에서 치아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이 얼마나 계약을 유지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고비용 구조인 만큼 해지율이 높아지면 보험사들의 손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과거처럼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 12일 '든든하게 보장받는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생명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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