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자폐성장애 2급 강모(25)씨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지만 성인이 되면서 독립하겠다는 꿈을 가졌다. 장애 때문에 사실상 부모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렵던 중 서울시의 ‘발달장애인 지원주택 주거서비스’를 신청해 체험형 주택에서 6개월째 생활 중이다. 주거매니저와 함께 설거지, 분리수거 등 스스로 생활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히고 있다. 강씨는 올 9월 내 집을 구해 진정으로 독립할 계획이다.
#지적장애 2급인 방모(48)씨는 보호자인 친형이 3년 전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갈 곳을 잃었다. 잠시 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생활하던 방씨는 주거매니저가 일주일에 3번씩 지속적으로 방문해 시장에서 장보기, 요리하기 등 독립생활을 지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독립을 선택했다. 현재 영구아파트에서 주거매니저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생활 중이다.
서울시가 작년 7월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한 ‘발달장애인 지원주택 주거서비스’가 시행 1년을 앞두고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본인 집에서 생활하면서 거주생활 전반을 지원받는 ‘자가형’ 13가구(16명), 시가 제공한 주택에서 생활하며 독립생활을 익히는 ‘체험형’ 4가구(7명) 총 17가구를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발달장애인의 독립생활 욕구 증가에 따라 지역사회 내 주거서비스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요구를 반영해 만들어졌다. 현재 체험형에 거주중인 7명 중 3명은 적응기를 거쳐 올 9월이면 본인의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자가형 지원주택으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다. 시가 마련한 체험형 지원주택을 거쳐 완전 독립하는 첫 사례다.
발달장애인 지원주택 주거서비스는 적절한 지원 없이 독립거주가 어려운 성인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독립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주거생활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말한다. 자가형은 자기 소유의 주택에서 주거매니저의 정기적 지원을 받으며 독립생활을 유지한다. 체험형은 독립을 원하고는 있으나 자기 소유의 주택을 확보하기 전 서울시가 마련한 공간에서 일정 기간 동안 독립생활을 미리 체험한다. 독립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독립 전 최소한의 자립역량 향상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에게 알맞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보호자가 사망하면 혼자서 생활할 수 없어 대부분 시설로 간다. 서울시는 발달장애인 지원주택 주거서비스가 거주시설 대안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지역 거주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2019년까지 시범운영 후 다각적 현장 모니터링과 분석 평가를 거쳐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체험형 지원주택에 거주 중인 강모(자폐성장애2급·25)씨의 생활 모습.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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